뽑기 운 이라는 말이 있다.
자동차, 전자제품 등 최첨단 기술을 사용하여 만드는 제품들에도 뽑기 운이라는 말처럼
제품의 오차범위 안에서 성능의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심한 경우는 공장에서 판독되지 않은 하자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들 중에 그런것까지 따져가면서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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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보다 많다. 나는 내가 신경을 쓰지 않아서 다들 신경 안쓰는 줄 알았는데 주위를 돌아보면 나 빼고는 다 신경을 쓰는 것 같다. 세상 너무 피곤하게 사는거 아닌가 싶다가도, 생각해보면 같은 돈 주고 샀는데 같은 품질을 기대하는게 맞긴 하다. 물론 '같은' 이라는 단어가 모두에게 의미가 다르다는 철학적 문제가 하나 있고, 그렇다 보니 구조적으로 모든 공산품이 아무리 같은 조건하에 만들어졌어도 100% 동일한 품질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우리가 수입하는 제품들도 주기적으로 이렇게 품질검사를 통해 어떤 문제가 있는지 확인을 하며,
꾸준히 기록으로 남기며 오차 범위를 벗어나는 경우에는 공장에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고,
오차 범위 안에 있는 경우는 차근 차근 데이터를 모아 공장에 알려줘 문제의 가능성을 점점 줄이는게 어쨌든 우리가 하는 일.
타일은 사실상 부피도 크고 (원래 컸는데 더 커지는 중),
무게도 무거운데 (원래 무거웠는데 커지니까 무거워지고, 용도에 따라 두꺼운 거 까지 쓰니까 더 무거워지는 중)
사실 내가 정신이 아득해지는 포인트가 바로 이러한 부분이다.
옷, 신발, 전자제품 등 사람이 소비하는 대다수의 소비재는 단위가 '1'개이다 보통.
그런데 건축자재는 1개의 소비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해당하는 면적만큼을 소비해야하는, 즉 모든 소비/판매 마다 단위가 달라져버리는데, 이를테면, 한 집에서 소비하는 가구라고 했을 때
아무리 무거운 소파라고 해도, 어찌저찌 하면 혼자서 또는 둘 셋이서 한두번 왔다갔다 하면 한 집에서 처리할 소파를 이동할 수 있다. 즉 한두번 빡세게 힘주고 나면 소비할 것이 끝나는데, 이놈의 타일은 대충 화장실에 쓴다고 했을 때만 해도
단순 무게 잡았을 때 대충 600kg (30kg * 20박스). 일단 일반인이 30kg를 딱 들었을 때 정신이 아득해지므로 혼자 또는 둘 셋이서 해도 한두시간 동안 정신이 아찔해질 정도를 날라야 하는데, 여기에 부자재 까지 더하고 나면 일반인이 나를 수 있는 양이 사실상 아니다.
근데 이게 거실로 확장이 된다? 그러면 1.2톤 (30kg * 40박스) 가 추가가 된다. 부자재까지 하면 거의 1.5~2톤에 가까워지며, 화장실, 거실, 부엌, 현관, 거실 벽? 등 다 한다고하면 사실상 이건 일반인이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그래서 샘플 등을 들면서, 돌리면서도 제일 난감할때가 옷 같은 경우는 (물론 옷을 팔아본 적이 없지만..)
한 벌만 디스플레이를 해놓아도 팔리는데, 한 벌 씩 사가니까 사람들이 그냥 걸어와서 사갈 수도 있는데,
청바지 5종류를 샘플을 100집 돌린다고 해도 옷은 그냥 일반 차에 꾸역 꾸역 넣어서 (대충 1~20박스 정도 잡으면)
타일 5종류는 10집에만 돌려도 50장 = 400kg 가 되어버려서 웬만한 스타렉스 정도는 되어야 움직일 수가 있다.
즉, 100집 돌리려면 4톤이 넘어가버리는 상황.
이게 국내에서 움직이는거만 생각해도 아득한데, 해외에서 수입해서 와야하는 입장을 생각해보면,
샘플 몇가지 가져오는게 현실적으로 비행기로는 거의 불가능 한것. 이 아득하고 어려운 감정이 공감이 될지는 잘 모르겠다. 심지어는 요새는 디자인도 최대한 랜덤하게 나오다보니, 옷이야 1장씩 소비되는 거고 1장만 있으면 되는데
프로젝트 진행하거나 할 때는 전체 패턴 보여줘야하니 5~6장 들고오면 사실상 50kg이 되어버려서 비행기 초과 수하물 금액까지 지불할 정도. 근데 1종류 가져오는거.. ㅎㅎ
아무튼 그런거 불평한들 무엇하리..
랜덤한 팔렛트에서 랜덤한 박스를 끄집어 내서
일일이 뜯어서 깔아보고 타일이 휘어져 있진 않은지, 표면이나 바디 등에는 이상이 없는지 등을 검수한다.
타일이 그냥 막연히 평평하고 정사각형인 물체로 보이지만,
실제로 완전히 평평하고, 완전히 사이즈가 동일하게 생산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오차범위가 생길 수 밖에 없는 것.
이렇게 깔아놔서 이 정도 차이가 나는 정도면 사실상 굉장히 품질이 좋은 상태이며,
대다수의 경우에는 타일이 휘어져 있거나 한 이유 때문에 이렇게 놓았을 때 어느 한 쪽이 튀어나오거나, (특히 만나는 부분에서) 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우.
물론 그렇게 눈에 띌 정도로 튀어나와 있어도 시공자들이 레벨링을 맞추면서 작업을 할 수는 있으나,
작업자들의 특성상, 그 부분까지 신경쓰면서 작업을 하는 것은 사실상 추가적인 일을 해야하는 것이고,
특히 그 정도가 심해서 작업으로 잡히지 않는 경우에는 작업자들이 현장에서 책임을 져야할 상황이 생길 수 있으니,
재빠르게 자재를 체크한 뒤 시공을 못하는 품질인 경우에는 현장에 해당 사실을 빠르게 알려, 공정에 차질이 없게끔 한다.
이정도 휘어져 있는 것은 매우 양호한 수준.
이정도도.
이렇게 타일을 맞대서 붙이면, 완전 평평하다면 저렇게 틈이 발생하면 안되지만,
틈이 완전히 발생하지 않는 타일은 사실상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어떻게든 조금씩은 오차가 있기 마련.
이정도면 매우 양호한 수준으로, 실제 저 틈은 0.3mm 미만에 해당하는데,
KS 규격 기준에 (사실 한국산업표준 KS가 굉장히 타이트해 보이고, 소비자들이 신뢰하는 표이지만) +- 2mm 까지 오차를 허용하고 있다. 사실 1mm 정도만 되도 현장에서는 시공을 못한다고 얘기하며, 우리도 현장에 그러한 타일은 납품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 KS 규격 기준에는 사실 2mm 까지 국가 표준 범위 안에 들어오는 제품으로 인증을 하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실제 국산 제품들 저가 제품들은 2mm 를 넘어가는 경우에도 최대한 양품으로 인증을 받아 인증을 받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어찌보면 수입산 제품이 더욱 타이트하게 이 인증 범위를 지킴에도 불구하고 KS 인증은 없는 경우가 많다.
아무튼 모든 것은 예외가 있을 수 있으며 항상 그렇다는 말은 아닙니다.
아무튼 일일이 여러타일들을 돌려도 보고 다른 것들끼리 맞춰도 보고 하면서
실제 현장에서 시공하면서 겪을 수 있는 상황들을 모두 가정해보며 품질을 체크합니다.
다른 색상은 당연히 다른 Lot. 로 생산했기 때문에 색상별로 일일이 체크해줘야 합니다.
평활도에 문제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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