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별로 각광받는 직업군이 있죠?
1970년대 한강의 기적이 본격화되면서부터,
한국 산업은 고도화 되기 시작하였고,
1970년대를 관통한 직군은 다름아닌 무역업 (오파상) 이었습니다.
사실 국내에 제대로된 설비가 갖춰져 있지 않아 웬만한 제품은 모두 수입을 했어야 했기에, 수입 수요도 엄청 컸고,
또 다시 한강의 기적을 일궈냈듯, 인력을 직접적으로 해외로 파견하여 외화를 벌어들이기도 했지만, 저차원 단위의 산업들의 경우 (주로 의류) 조금씩 설비를 갖추고 저렴한 인건비를 필두로 수출이 시작되었으니, 수출 수요도 엄청 컸죠.
따라서 70년대에 가장 잘나가던 회사들은 무역 상사들로 당시 경제 5개년 계획을 공표하는 등 정부차원에서도 이러한 무역 상사들을 지원하였고, 상위권 10개 업체들은 회사 이름 뒤에 '종합상사' 라는 이름을 쓸 수 있는 공인제도 같은게 별도로 있을 정도였습니다.
당시에도 컸던 회사들은 당연히 현재와 비슷하게, 현대종합상사, 삼성물산, 대우 등 이었고, 현재는 없어진 회사들도 당시에는 trading (무역) 을 통해 사업의 기반을 다지던 시기였습니다.
그렇게 80년대에 접어들면서 각자 특기가 생긴 각 종합상사들은 각자의 영역에 직접 투자하여 국내에서 직접 생산하기 시작하였으므로 현재의 대기업들이 재벌화 되었던 시기의 발판은 70년대에 마련되었을지라도 80년대를 어떻게 보냈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아무튼 모든 산업들이 비슷하겠지만 타일, 세라믹 (욕실) 산업에서도 1세대는 60~70년대 저가 제품을 생산하여 수출하기 위해 생겼던 제조사들과 70년대 중후반부터 생겨나기 시작한 무역회사들, 그리고 그 양 제품들을 판매하던 소매상들은 80년대를 거치며 법인화 되었고, 2010년대부터 1세대들의 2세들이 경영에 참여하고, 2000년 전후의 급성장하던 건설/건축자재 업계의 호황에 힘입어 새로 문을 연 젊은 회사들이 2020년대에는 엄청난 경쟁을 펼치고 있답니다.
아무튼 그 중에서도 두오모는 70년대에 설립되어 1세대 타일, 대리석 업체로서 여타 다른 1세대 회사들이 무너지는 동안에도 건재하게 사업을 유지했던 회사인데요, 2010년쯔음 부터는 직접 쇼룸을 오픈하기 시작하면서 고급화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고,
특히 타일, 욕실 사업에서도 고급화를 꾀했으나, 사업 아이템을 세라믹에 국한시키지 않고 카펫, 조명, 가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고급 브랜드들을 국내로 들여오면서 디자인&인테리어 업계에서는 알아주는 고급 자재가 즐비한 회사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Knoll, Louis Poulsen, Bolon, Artemide, Bulthaup 등 핫한 브랜드들은 모두 취급하고 있는데,
신사동에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쇼룸들과 외진 골목에 있었던 쇼룸을 모두 통합하여,
학동역 역세권에 10여층 규모의 사옥 겸 쇼룸을 구축하였고,
심지어 위 3개층(?)에는 레지던스 형식의 게스트룸들을 두고 두오모 제품들로 이뤄진 집들을 만들어놨다는데
(사실 정확히 어떤 용도로 쓰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저도 타일, 대리석, 우드를 취급하면서도 디자이너나 건축가는 아니지만
새로운 건축자재나, 가구, 조명 등을 보면서 영감을 얻을 때가 종종 있는데, 그때마다 티앤에스트레이딩 (현재의 두오모)은
하나의 자습서(?) 같은 역할을 하고 있던 제 마음 속 경쟁 상대이곤 했습니다.
윤현상재가 타일로 소비자들에게 영향력이 독보적이고, 그것을 기반으로 다양한 아티스트, 공예 작가들과 다양한 협업과 전시를 진행하지만, 90년대에 시작한 윤현상재도 두오모에 비하면 정말 어린 회사이겠죠. 비록 기존 주력 사업이었던 타일은 지하 3~4층에 짱박혀(?) 있는 두오모일지라도.. 말이죠.
정말 다양한 루이스폴센 조명들이 있구요.
요새 카피 제품이 정말 많이 돌아다니는 것 같은데 괜찮겠죠?
콘란샵 리뷰에서 말씀드렸듯 스치면 여기도 첫만원 훌쩍 넘어가는 그런 쇼룸이랍니다 ㅋㅋ
쇼룸 내부 계단실에도 깨알 진여들을 해놓았고
타일은 이렇게 틈틈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히노끼 눈 감아
저희 쇼룸에도 항상 이런 큰 테이블에 앉아서 근무하는 상상을 해보았는데,
알고보면 제가 약간 개인주의 성향이 있는지 저는 알고보니 혼자 있는 것을 선호하더라는.. ㅋㅋ
이런 뷰 너무 마음이 편안해지구요
원래 내 취향 아니지만 이렇게 보는 가구들 너무 이쁩니다.
특히 두오모와의 일화로 마지막 이야기를 마무리 하자면,
친한 친구가 현재 치과의사이고, 친구 대학원 시절 친구의 대학원 선배/동기들 하고 자주 놀러다녔던 기억이 있습니다 (ㅋㅋ) 아무튼 같이 공연도 보러다니고 술도 마시고, 해장도 같이 하고 그러던 친구의 선배 중 한 분이 알고보니 유명한 치과병원의 아드님이셨고, 공보의 복무 기간이 끝나는대로 병원에 들어가시기로 되어 있었는데, 어느날 인스타에 보니 치과병원 전체 리뉴얼을 하는 사진들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그 안에 들어갔던 모든 제품들이 두오모 제품이었더라구요..
대충 견적 내보니.. 아득해지는 가격. 물론 지인에게 판매하는 것을 지양하자는 저의 평소 생각이지만,
지인 조차도 우리 쇼룸에 와볼 생각을 안해봤다니 (물론 당시에는 쇼룸이 없었습니다), 많은 반성을 하게 되었기도 하고,
그런 기억이 있습니다.
아무튼 엄청 힘든 요즘을 보내고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흘러가게 될지, 노력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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