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글

애얘학개론 - 맞춤법 고찰

Munthm 2023. 4. 26.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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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더 할 얘가" (네덜란드 사람 이름일까)

*이 글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가 많으며 일면 공격적일 수 있으나 그만큼 맞춤법에 대해 분노하고 있음을 알아주셨으면 하는 글입니다. 과도한 일반화 등은 기회를 빌어 사과를 드릴 예정입니다.

 

친구들 사이에서 나는 맞춤법 나치라고 불리는 때가 간혹 있다.

나치라는 말을 가볍게 쓰고자 한 것은 절대 아니며, 친구들끼리의 밈이고, 어쨌든 맞춤법에 있어서 나는 타협이 없는 편이다. 물론 내가 틀리는 경우도 있지만 내가 틀릴 때는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따끔하게 혼내달라고 한다.

 

참 다양한 부류의 맞춤법을 틀리는 경우가 많다. 

순서에 상관없이 나열을 해보자면

 

1. 띄어쓰기

특히 문자가 필기를 하던 문화에서 텍스트를 치는 문화로 넘어가다보니,

필기를 할 때는 자연스럽게 띄어서 썼다면, 텍스트에서는 별도의 스페이스 버튼을 한 번 더 눌러줘야 하기에 띄어쓰기를 '의도적으로'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세상 모든 핸드폰 쿼티 자판으로 바꿔주세요. 갤럭시 쓰는 사람들이 특히 두 번 눌러야 하는 경우가 있으니 의도적으로 안하는 사람들이 많은 느낌.)

물론 띄어쓰기 자체가 어려운 경우도 있으니 띄어쓰기를 의도적으로 안하는게 아니라면, 틀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의도적으로 하지 않았을 경우 제일 화가 나는 것은, 그 글을 적은 사람은 자기 머릿속에 있는 글을 그냥 싸지르면, 그 글을 읽는 사람은 여러 번 읽어보면서 이 의미일까? 저 의미일까? 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글을 쓴다는 것이 사회적 약속이고, 소통을 하기 위함이면, 내가 편하자고 상대방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은 매우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니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2. 단어의 표기 잘못 알고 있음

이를테면 '괴자 번호' 라든지, '골이 따분한' 이라든지, 유머 자료로 자주 사용되는 부류이다.

이 경우는 사실상 문맹에 가까우니 안쓰러운 마음과 함께 조금 웃어넘길 수 있는 부류이기에 굳이 건드리고 싶지 않다.

이런 부류들은 사실상 교육, 지식에 대한 열의가 전혀 없는 상태이므로 나아질 수 없기도 하기 때문이다.

넘어간다.

 

3. 단어의 의미를 잘못 알고 있음

이 경우 역시 2.에 가까운 문맹일 수 있는데, 이것은 사실 맞춤법의 문제라기 보다는 언어 구사 자체의 문제이다.

구어체에서는 똑바로 쓰는 사람이 문어체에서는 단어를 잘못 사용한다는 것은 말이 안되니까.

아무튼 넘어간다.

 

4. 에/의, 대/데, 돼/되 등 의미 또는 적는 형태에 따라 바뀌는 단어들

나는 사실 이러한 경우를 고쳐주는 경우가 매우 많다. 

에/의, 돼/되 를 틀리는 경우에는 의미의 변화가 크게 일어나는 경우가 없고 (특히 에/의는 잘못 적은 것임이 명확하므로)

대/데 는 미묘한 뉘앙스 차이를 일으키는데, 보통 '데'를 제대로 쓸 줄 아는 사람이라면 대/데는 구분을 할테고, 구분을 못하는 사람들은 주구장창 '데'만 쓰니, 평소 그 사람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사실 이것도 구분이 가능은 하다. 근데, 그걸 왜 읽는 사람이 구분해줘야 하냐고. 제발 기본적인 맞춤법은 쓰기 전에 짬내서 찾아보면서 대화를 하길 권한다.

 

5. 사투리

사실 표준어 구사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이었지만, 이 부분은 생각을 많이 고쳐먹은 것은,

사투리는 사투리이기에, 굳이 '틀린' 표현이라고 지적하지 않기로 했으며, 물론 공식석상이나 타인이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화자가 조금 더 '알아서 이해해라'의 태도를 버리고 여러 방식으로 대화를 시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딱 그 정도.

 

6번, 7번 유형 등이 나중에 추가될 수 있겠지만 오늘 자리를 빌어 얘기하고 싶은 것은

 

*** 애 / 얘 ***

다양한 유형을 보면서 그래. 그럴 수 있지. 했던 나 이지만, 이 유형은 뭐로도 사실상 설명이 안된다.

 

 - 발음이 비슷해서 헷갈리는가?

아니다. => 심지어 이걸 문어체로 틀리는 사람은 구어체에서도 틀린 상태로 구사한다.

 - 다른 의미에 따라 같은 상황에 두 단어를 혼용할 수 있는가?

아니다. => 애가 오는 경우는 애만, 얘가 오는 경우는 얘만 쓸 수 있다.

 - 두 가지 중 한 가지만 쓰는가? (ex. 대/데 처럼, 구분 못하는 사람은 데만 주구장창 쓴다.)

아니다. => ( 그 얘가 ~ 블라블라 / 애들아 ) 라고 보통 하며, 높은 확률로 "그 얘가" 라고 하는 사람은 "애들아" 라고 한다.

 - 틀리는 사람의 수가 매우 많거나 매우 적은가? (ex. 매우 어려운 맞춤법인가? 또는 매우 쉬운 맞춤법이어서 틀리는 사람을 무시하면 되는가?)

아니다. => 여성 표본은 조사해보지 못했으나, 직업, 학력 등이 무작위인 남성 일반 성인 10명이 있는 단톡방 10개 정도를 경험했을 때 그 안에서 약 20~30% 정도의 인원이 틀리게 사용하고 있음. 대/데는 오히려 더 높은 비율로, 남성들이 맞춤법에 큰 관심이 없다는 점으로 그냥 이해하면 좋겠지만, 애매하게 이보다는 낮은 비율인게 바로 핵심이다.

 

과연 애/얘는 왜 틀리는 것인가? 

애얘학개론으로 이 글의 제목을 지은 것은 하나의 출발점이 되었으면 하는 점에서 그렇게 지었다.

나는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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