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부터 재개된 출장은 3월 베트남, 5월 스페인, 6월 태국, 7~8월 국내지방, 9월 미국(사실 여행), 10월 베트남, 12월 태국 을 거쳐
2023년에 조금 더 속도를 내면서 2월 베트남, 3월 유럽 3개국 (신혼여행), 4월 중국 등 점점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 이전에는 거의 매주 가던 때도 있으니 그때에 비하면 아직 속도가 많이 안 올라왔지만, 특히 중국의 경우는 만 3년 만에 재방문이라서 더욱 뜻깊은 방문이었다.
이번 중국 방문에서 두드러진 것들이 몇 가지 있어 그 부분들은 글로써 적어보고자 한다.
1. 거리가 깨끗해졌다.
사실상 거리가 깨끗해진다는 것은 많은 것을 의미하는데, 시민의식이 높아졌을 수도 있지만 사실 그보다는 깨진 유리창 이론에 가깝다. '유리창'은 나의 집, 안전이자 치안을 뜻한다면, '도로'는 나의 마을, 인프라이자 정부와 시민들 사이의 믿음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도 편에서 썼듯이, 정부는 시민들이 대책없이 과적을 해서 다니는 것을 못 믿어하며 깨진 도로를 다시 메꿔주지 않고, 그런 시민들은 다시금 정부가 하는 짓들을 신뢰하지 못하며 어떻게든 세금을 안내려고 하며,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는 그런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는 듯한 느낌이다. 인도도 물론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국가이지만, 과거 한국이 한강의 기적을 일궈냈고, 최근 엄청난 성장속도를 보이고 있는 중국에 비해서는 속도가 더딘 것에는 꽤나 중요한 이유이지 않을까?
아무튼 중국의 거리는 말도 안되게 깨끗해져 있었는데, 아마도 정부가 먼저 거리를 계속 깨끗하게 유지하려는 '더러운 도로' 이론에서 도로를 계속해서 정비하고 청소하는 노력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 그에 시민들도 점점 도로는 깨끗한 것이구나, 깨끗하게 유지해야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 불과 3년 사이에 엄청나게 깨끗해진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아마도 시민의식이라는 것은 시민에게만 이렇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상호 정부와 시민의 관계 속에서 발전하는 것이 아닐지.
2. 무역수지 적자는 예견된 일.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
약 5년 전만 해도 중국에 갔을 때 한국차를 꽤 많이 찾아볼 수 있었고, 일본차, 독일차 등은 부의 상징이기도 했다. 그런데, 전기차의 급부상으로 한국인들은 현대차의 위상에 자랑스러워 하는 사이, 중국 내에서는 한국차를 비롯한 수입산차량들이 점유율이 급락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과거 자동차 시장만이 거의 유일하게 중국산이 기를 못펴던 때가 불과 5년 전 쯤이었는데, 자동차 산업계 사람들끼리 우스갯소리로 중국인들이 한국인들처럼 '신토불이' 하기 시작하면 엄청난 서열정리가 일어날 것이다라는 농담이 있었는데. 현재 그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물량공세의 BYD, 볼보와 폴스타를 업은 지리자동차, 그 외 다양한 내수차량들이 폭발적으로 중국의 점유율을 장악하고 있다.
한국차는 글로벌 판매량으로 어떻게 방어를 하면서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지만, 바로 옆 가장 큰 시장이었던 중국에서는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것. 최근 무역수지 적자가 14개월을 넘어서며 가장 큰 원인으로 반도체 수출 감소와 원달러 환율 (또는 에너지값 상승) 등을 주요 원인으로 뽑았지만, 미국 트럼프식 해법으로 나라별로 찢어보았을 때 아마 대중국 수출 급감과 대중국 수입 급증이 나라별로 봤을 때는 꽤나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지 않을지.
게다가 미국의 정책상 더 이상 개별 국가들이 무역 흑자를 보지 못하게끔 조치를 하고 있으니 그 다음 큰 시장인 미국에서도 우리의 손실이 예견된 상황. 또한 제조업 기반 자체가 무너져 내려감에 따라 현재 무역수지 적자는 단기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간단한 문제가 아님이 가장 큰 두려움이 아닐까.
이러한 상황에 따라 마지막 내용은 어쩌면 나 개인의 변화인데,
3. 중국어만 할줄 아는 중국인이 밉지 않다 (?)
어쩌면 이 글을 올린 이유가 될 수도 있는데, 내가 유튜브에 업로드한 영상에 댓글을 보면,
나는 영상에서 중국을 찬양하거나 미화하거나 하지 않았는데 수많은 (50대 이상 남성으로 추측되는) 악플들이 달리고 있으며 밑도끝도 없는 중혐을 볼 수 있었다.
과거 나도 중국 출장을 가기 싫어했었고 (사실 현재도.. 중국음식이 맛이 없었더라면 절대 안 갔을..ㅋㅋ) 중국 글로벌 5성급 호텔 뿐 아니라 공항에서조차 영어를 하는 직원이 없는 그들의 행태에 분노하고 어이없어 했었는데, 오랜만의 중국이라 반가웠던 것인지, 아니면 여행 유튜브 컨텐츠들이 각광을 받기도 하면서, 나도 현지에서는 현지 말을 최대한 써봐야지 했던 이유가 있어서였는지 중국인들과 중국어로 소통해보는게 나름 재밌기도 했다.
** 고등학교 제 2외국어가 중국어였고, 결국 수능에서는 아랍어를 시험을 쳤었고 ㅋㅋ, 스페인, 이태리, 프랑스에서는 현지말 쓰는게 재밌어서 항상 가기 전 조금씩 공부를 해봤고, 유학을 전혀 가본 적 없지만 영어로 소통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는 나는 미국식 영어만 배우는 한국사람들이 알아듣기 힘들다는 영국/호주 영어는 물론 심지어 말레이시아&싱가폴, 인도, 중동, 독일 사람들의 특이한 억양이 섞인 영어도 전혀 문제없이 알아듣는 재미가 있었다. 이쯤되면 언어쪽 일을 했어야 하는게 아닐까 싶은데 언어만 하는건 또 재미가 없다. ㅋㅋ
아무튼 요새 만나는 사람들에게 죄다 추천 중인 레이달리오의 두번째 서적 변화하는 세계 질서에서 볼 수 있듯,
중국이 곧 새로운 패권국이 될 수도 있다는 주장 때문인지, (물론 나는 중국이 새로운 패권국가가 될 징조가 꽤나 많이 보이고 있다는 점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패권국화 가능성을 매우 낮게 보고 있는 사람이긴 하다. 그러나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상대의 강점과 약점을 모두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
있는 그대로의 중국을 조금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기도 했는데, 이때쯤 느꼈던 중국의 N86 세대들에게 느꼈던 감정도 그렇고, 복잡 다양한 감정들을 많이 느끼게된 소중한 방문이었다. 이렇게 여행기(?)들을 남겨놓으니 당시에 내가 느꼈던 생각들을 정리해놓을 수도 있고 해서 좋은 것 같다.
아무튼, 있는 그대로의 일본, 중국을 받아들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 같으며,
다가올 인도 / 동남아 / 아프리카 국가들의 급부상 시기에 어쩌면 필요할지도 모를 유럽식 역내 동맹으로서의 한중일의 협력은 어쩌면 매우 강력한 하나의 물결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이 삼국간의 얽히고 섥힌 긴 갈등을 끝내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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