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은 특별한 날이었어요.
알고보니 중국 무역회사 담당자, 영어는 못하지만 착한거는 알겠는 공장 담당자들 이외 관련된 직원들이 알고보니 저랑 모두 동갑이었어요!
자기들끼리는 중국에서 매일 부딪히고 만나고 하면서 친하게 지내는데, 보아하니 자기들이랑 나이가 비슷해보이다고 나한테 몇살이냐고 묻기에
태어난 년도를 말해줬더니 알고보니 우리는 모두 친구 였습니다.
그래서 신났다고 자기들끼리 와인이랑 이런거 챙겨서 다같이 저녁 먹자고 하면서 갔습니다..
중국인들 참 재밌는게, 스케일이 굉장히 크기도 하지만 일부러 더 커보이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음식을 무리해서 더 많이 시킨 것도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와인을 가져가도 1~2병 (저 날 7명정도 같이 있었습니다) 가져가서 코르크 차지를 내고서는 나머지는 그 식당에 있는 술을 마시거나 하는데,
와인을 한 박스를 챙기는데 6병 들이였던 것 같아요.. 남으면 남는대로 마시나봐요.
빠이주를 마셔도 한 박스 4병 들이 가져와서 디캔팅 잔 같은 데다가 막 부어서 마시는..
맥주 마시면 난리 납니다. 버켓에다가 수십병씩 넣어놓고 갖다놓고 어휴..ㅋㅋㅋ
게다가 마시는 잔에는 조그맣게 따라서 무조건 원샷으로!
그리고 조금 조그만 병들 여러개 놓고, 차 마실때처럼 우려먹는 것도 아닌데, 이병에서 저병으로 다시 또 다른병에 옮겼다가 마지막에 잔에 따라서 먹는.. ㅋㅋ
친구들아, 맛있는 음식 고마워.. 난 음식을 가장 좋아해
요즘 가장 많이 하는 말 : 오징어는 살 안쪄
중국식 학센 같은 느낌이었는데 고수가 들어가서 이국적인 맛이! (향채, 쌍차이)
크.. 이 크러쉬드 페퍼 (고추)가 낭낭하니 크러쉬 당했습니다.
나를 위해 잊지 않고 시켜주는 야채.
얘들아 고마워 잊지 않을거야.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에서는 재밌는 점들이 꽤 많았어요.
중국의 386 세대들
우리나라 90년대에 한창 386세대라는 말이 있었어요.
30대의, 80년대 학번, 60년대생.
그들은 어느새 586이 되어 현재 우리 사회의 부장님들이고 '꼰대'의 상징이 되어 가고 있죠.. (너무 공격적인가요??ㅠㅠ 나쁜 의미가 아닙니다!)
꼰대들이 꼰대라고 불렀던 분들은 이제 틀딱 이라고 부르는 분들도 많은데.. (그건 나쁜 말입니다!) 사실상 은퇴를 거의 다 하신 분들이시고요.
4050년대 생들이 6070년대생들에게
혹은 386세대들이 X세대들에게 가지고 있는 실망감 혹은 꼰대식 말들이 지금의 중국 3~40대들과 20대들의 갈등(?)으로 나타나고 있더라고요.
중국 개방 초창기 지금의 차장부장들은 지금 다들 엄청난 위치에 올라서 있고, 그야말로 죽기아니면 까무러치기로 일을 했던 사람들이죠.
하지만 지금의 20대들은 어쩌면 풍족해졌을 중국의 현재 상황을 만끽하면서 일도 사랑도 그저 여유롭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3~40대 중국 아재가 저한테 말을 하더라구요. 80년대 학번들이 90년대 학번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중국 아재와 술자리를 한 번, 그리고 이렇게 친구들과 술자리를 한 번 가져봤고,
90년대 학번들을 넘어 00년대, 10년대 학번들로 이어져 그야말로 격변을 겪고 있는 한국인으로서 주제 넘게 3~40대 중국 아재에게 저도 고민을 많이 했어요.
우리의 아버지 세대들이 우리의 삼촌 세대들에게 했던 말,
우리의 삼촌 세대들이 우리에게 하는 말,
그리고 이제 다시 우리가 급식체 라며 비웃으며 우리의 뒷 세대들에게 갖는 기대감들은 어쩌면 각자의 이기심이 아닐까 하고.
10년이 지날 때 마다 10년을 잃어버렸다고 외치는 정치인들,
그 때마다 일어나는 우리나라 현대사의 굵직굵직한 사건사고까지도.
너무나도 빠른 세상을 살아야 했기에 이것들을 다 짊어지고 살아야만 하는 우리 모두의 짐도 아닌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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