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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믹스? 부수고 올리고 몰아내자 - 재건축 사업의 맹점

Munthm 2025. 10. 29.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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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육군 보병의 구호 중에는 닦고 조이고 기름치자 라는 용어가 있다. (물론 나는 공군을 나와서 잘 모르는데 있는 거 맞죠?)

 

[영화] 퍼펙트데이즈 - 박평식 평론가 "패터슨의 솔메이트"

[영화] 단조롭지만 깊은 울림을 가진 영화 패터슨 (Paterson) (tistory.com) [영화] 단조롭지만 깊은 울림을 가진 영화 패터슨 (Paterson)오늘 소개해드릴 영화는 뉴욕 베이스의 거장, 짐 자무쉬 (Jim Jarmusch

geography-seoul.tistory.com

작년에 개봉했던 영화 중 가장 좋아했던 퍼펙트 데이즈.

도쿄의 가장 전형적인 서민 아파트로 등장하는 모습으로, 한국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모습이지만 굳이 비유해보자면 빌라와 닮아있는 듯 하다. 다만 다른점이라고 하면 담장이 없다는 것..!

아마도 비슷한 시기(?)인 한국의 70~80년대 빌라들을 보면 이렇게 담장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연남동, 논현동, 성수동 등 다양한 빌라 주거단지를 상업공간으로 허물고 다시 짓는 과정에는 필수로 포함되는 과정이 바로 이 빌라 담을 허무는 작업.

 

그렇게 해야 이러한 입면이 나오고, '트래픽'을 온전히 받아낼 수 있는 상업건물로써 기능을 하게 된다.

최근 일본의 고토구 (한자로 정확하게 등치되는 곳으로는 강동구인데, 한국으로 치환해도 강동구 또는 미사 신도시 정도의 느낌 같다)에 지어진 고급 타워 맨숀들은 이런 모습으로 한국의 아파트와 닮아있다. 

최근 가장 핫했던 재건축 사례인 올림픽 파크 포레온을 지나다 보면 가끔 일본 아파트 같다는 느낌이 들곤 하는데, 다만 일본의 아파트들과 가장 결정적으로 다른 것은. 아까 빌라 단지에서도 얘기했듯.

사실상 이 거대한 단지의 내부는, 이곳에 살지 않는 외지인은 물론 같은 지역구 주민들에게도 보통은 오픈되어있지 않은 '사유지'라는 것. 

최근 다양한 건축, 도시계획 등의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문제로, 부동산 업계 및 조합&건설과 첨예하게 갈등하는 주제인 소셜믹스. 

"너네 집이면 소셜믹스 할래?"라는 무적의 논리로 사실상 거대한 아파트 단지를 하나의 섬으로 만들고 있다. 

한국형 초고가 아파트의 모습은 겉으로 결계를 치고 외부인 출입금지 팻말을 걸어놓은 반면

최근 도심 재개발 사례로 가장 핫했던 일본 도쿄의 힐즈 시리즈를 개발하고 있는 모리빌딩의 아자부다이힐즈 (다이칸야마).

저층부는 공용공간으로 되어있어 타지역 주민은 물론 관광객들까지 자주 드나드는 곳이지만. 

최고층 펜트하우스는 2000억에 판매가 되는 무시무시한 곳이다.

물론 아자부다이힐즈를 굳이 비교해보자면 시그니엘 레지던스와 같은 최고급 주거단지와 상업단지가 결합된 형태를 비교하는 것이 적절하겠으나. 

뉴욕 등의 최고급 아파트들을 보아도 거대한 담장에 둘러쳐진 한국 스타일의 아파트들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물론 뉴욕의 최고급 아파트들은 주로 센트럴파크에 접하여 센트럴파크 영구조망권을 보장하듯, 한강변의 아파트들도 한강변 영구조망권을 보장할 뿐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한국형 대단지 아파트들에는 보통 건폐율, 용적률의 문제 등으로 결국은 

 

이러한 조경이 단지 내에 포함되기 마련이고. 실제로 이러한 조경의 가치까지 집값에 포함이 되고 있는 경향이다.

다만 단지내 조경이기에, 원칙상 외부인은 출입이 금지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주민 대표는 주민들의 의견에 따라 당연히 외부인 출입금지 조항을 신설하는 등의 적극적인 재산권 보호에 나서게 된다.

그 결과 한국형 도심지로 점점 좁혀지고 있는 한강변 (그 중에서도 반포대교~성수대교)은 블록형으로 빠르게 외부인이 출입할 수 없는 거대한 옹벽으로 가로막히기 시작하고 있고. 

이는 세계 주요 대도시들의 가장 매력적인 '뷰포인트'들이 보통은 공공 개념으로 개방되어 관광객들을 끌어모으는 것과 달리

점점 더 관광객은 물론 외지인 마저 몰아내는 공동조합 사유지화 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글은 사유재산을 인정하지 않겠다거나, 사유재산을 침해하겠다거나 하는 글은 아니다. 다만, 이 방향성 측면에서 옳은지 에대한 것이다.

아이유가 입주하는 것으로 유명한 청담동 에테르노 청담. 그나마 광활한 아파트 단지와 달리 단독 건물로 지어지기에 출입하지 못하는 총 면적 대비 건물 면적이 거의 비슷한 수준.

광활한 국토를 자랑하는 미국. 그 중에서도 조금 더 동부에 비해 면적의 여유가 있었던 캘리포니아주.

일찍이 할리우드에 자리잡은 영화산업 덕에 엔터테인먼트 관련 부호들은 LA의 다양한 지역에 부촌을 만들고 살았는데. 이 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다.

서울 중심부에 이런 곳이 있었어? 싶은 재계 유력 가문들의 한남동 단독주택들 처럼 입구 부분에는 커다란 대문과 담장으로 가려진 집들이 드러나지만.

LA 그레이스톤

점점 숲속으로 들어갈수록 입구도 못찾겠을 정도로 조성된 거대한 하나의 마을 같은 곳을 한 가문이 소유했었다고 하니. 너무 광대하여 이 곳에서의 생활은 가늠이 안 갈 정도.

 

한남 재개발

소셜 믹스를 강제화하자는 의견이라기보다는, 거대한 블록들로 담장이 쳐져있는 도시의 모습이 아름답기는 힘들겠다는 생각에 쓴 글이며, 뚜렷하게 이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다라는 대안이 있지는 않지만. 한 번 쯤은 고민해볼 주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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