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그라피/비교이야기

MZ들에게 유재석은? (사실 알파세대들에게)

Munthm 2023. 11. 7.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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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처럼 롱런을 한 연예인이 한국 역사에 있을까?

개그맨을 전문 엔터테이너로 이미지를 바꾼 1세대이면서 그 중에서도 정상 위치에 오른지 거의 20 년이 다 되어가는 유재석은 정상의 위치에 오른 이후 브랜드 파워가 떨어진 적이 한 번도 없을 정도이다. 현재까지도 꾸준하게 방송을 하고 있으며 분명 엄청난 소득을 올리지만 1) 종편의 탄생, 2) 각종 정치 대란, 3) 유튜브로의 매체 대이동 속에서 '의리'의 행보를 보여줬지만 그렇다고 결코 트렌드와 뒤쳐지지 않으며 계속해서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보니, 사실상 해외에서도 이런 사례를 쉽게 찾아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8090년대생들이 어렸을 때 TV를 틀면 나오던 연예인은 아니지만 나는 항상 재미로 '주병진' 님과 현재의 중견 방송인(예능인, 코미디언)들을 많이 비교하곤 한다. 90년대 당시에 잘나가던 비슷한 세대였던 이경규, 이홍렬과 달리 희한하게 지적으로 보이는 이미지, 그렇다고 재미가 없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외모를 망가뜨리거나 몸개그를 하며 웃기지 않는데도 지명도는 계속해서 올라가는 그를 지금 와서 되돌아보면 대단한 내공의 방송인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1. 데뷔시기 

1958년생인 주병진님의 데뷔는 1977년, 20살의 나이에 TBC 전속 개그맨이 되면서 시작되었는데, 1972년생 유재석님이 1991년, 20살의 나이로 KBS 대학개그제로 데뷔를 했으니 둘의 데뷔시기는 거의 비슷하다. 

2. 전성기

1980~90년 동안 20~30대의 주병진님은 전성기를 보냈다고 한다. 사업에 욕심이 많으셨는지 그의 이력에는 수많은 사업 경험들이 있는데, 1991년 돌연 은퇴 선언을 하고 속옷 사업을 하셨다고 한다. 제임스 딘을 동경하여 다양한 작명을 제임스 딘으로 하셨다는데, 그의 머리 스타일이 괜히 저런 게 아니었구나 하는 대목이다.

그리고 그 시절 1993년 경 30대 중반의 그는, SBS의 개국에 맞춰 다시 연예계에 돌아오는데 그때가 80~90년대생들이 기억하는 주병진의 모습이다. 혼자 앉아 멋진 미소를 보이며 토크쇼를 진행하는 능숙한 그 모습. 1990년대 중반까지 그는 그렇게 방송을 하다가 2000년도에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리면서 약 10년간 방송활동을 거의 나오지 않았다. 

유재석의 전성기는 조금 형태가 다른데 20~30대 때의 그를 사람들은 암흑기라고 얘기하긴 하지만, 그는 희극인으로서는 1990년대 나름 많은 프로에 지명이 되며 잘 나가던 코미디언이었던 점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을 접어들면서부터 30대 중반의 유재석은 스탠딩 코미디 또는 콩트/시트콤 위주였던 기존 개그 플랫폼에서 벗어나 세트 촬영, 또는 '예능 버라이어티'로 일컬어지는 새로운 폼의 프로그램들에서 능숙하게 사회자 역할을 하면서도 재미를 잃지 않는, 프로그램의 중심축 역할로 전성기를 맞이한다.

 

특히 X맨, 해피투게더(쿵쿵따) 가 예고편이었다면, 무한도전으로는 엄청난 꽃을 피웠고, SBS에서도 패밀리가 떴다, 런닝맨으로 이어지는 장수 프로그램을 유지하면서 최근 시청률은 많이 떨어졌겠지만 놀면 뭐하니로 건재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한 종편이 개국하고, CJ 계열 프로그램들이 히트를 치며 먼저 둥지를 틀었던 수많은 예능인들이 출연료만을 맹목적으로 보고 떠난 철새들처럼 욕을 먹기도 했는데, 2015년 쯤 느즈막히 아주 좋은 타이밍에 싱어게인, 유퀴즈 등의 프로그램으로 매우 부드럽게 진입을한다. 

2010년 전후의 유재석과 비슷하게 다작을 했던 강호동을 유재석과 비교하던 시절이 있었으나 현재에는 그런 이야기가 없는데, 유재석은 자신의 사단을 분명 구축하기는 하지만, 어느 프로그램에 나와도 옆에는 동일한 사람들이 있었던 강호동과는 달리 각 프로그램들에서 미묘하게 자신의 캐릭터를 다르게 가져갔던 유재석은 그만큼 프로그램과 자신의 캐릭터에 대한 분석을 냉철하게 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또 2010년 후반부터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연예인들의 유튜브 채널 개설 홍수 속에서 애매한 컨셉으로 개설했던 연예인들은 도리어 재미없다는 평을 들으며 욕을 먹었었는데 이 역시도 아주 느즈막히 2022년 말에 핑계고 라는 채널을 개설하며 거기서도 준수한 성적을 거두면서 이처럼 안정적으로 롱런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인가 싶을 정도로 그는 전성기를 오래도록 끌고 가고 있다.

어느덧 유재석은 50대 초반의 나이에 접어들고 있는데, 주병진과 비교를 해보고 싶었으나 (우리가 어렸을 때 TV틀면 나오던 약간 나이 많은 재밌는 아저씨?) 무한도전을 보지 않은 또는 무한도전을 뒤늦게 짤과 클립으로 접하고 있는 Z세대, 알파세대들에게 유재석은 과연 우리에게 어떤 존재일까?

어쩌면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고 있는 유재석은 코미디언으로 시작했으나 현재 브랜드파워로는 웬만한 배우들이나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들보다도 높은 신뢰도를 유지하고 있어 광고계에서도 꾸준하게 불리고 있다. 20년 넘는 기간 동안 그 폼을 유지하기 위해 그가 하고 있는 수많은 노력들, 무한도전이 종영을 향해 달려가던 2010년대 초중반 멤버들의 기강을 잡는 캐릭터 속에서도 많은 유행어들을 만들어 냈던 그. 완벽해 보이는 그 앞모습 만큼이나 끊임없이 뒤에서 음모론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출연진들과의 불화) 그의 노력에 대해서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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