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글

2023년 회고 / 2024년 다짐

Munthm 2024. 1. 11.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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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새해는 자습실 친구들 S, H와 함께 맞이했다. 와이프는 비행 중이었던 것 같다.

전년도 부터 매출은 떨어지고 이상한 일은 많이 벌어지고.

새로운 출발을 하겠다고 파트너들과 다짐을 했지만 뭔가가 계속 찜찜했다.

가장 힘들었던 달. 

 

결국 친한 친구 L에게 내 인생 처음으로 큰 돈을 빌리기도 했다.

 

2월

몇 달 전부터 계획해두었던 신혼여행이 있는 달이었다. 결혼 한지는 1년이 훌쩍 넘었지만

코로나 기간 때문에 뒤늦게 계획을 하고 있었다. 많은 것들이 변하고 있는 와중에

가장 마음 졸이며 다녀왔던 여행.

 

그리고 나의 인생 전환점이 된 여행이었다.

여행이 좋고 나쁘고 에서는 당연히 여행은 좋은 것. 이렇게 긴 기간 출장 없이 일과 멀어져 본 것은

8년여만에 처음 있던 일이었고, 오히려 생각이 뚜렷해졌었나 보다.

그리고 기가막힌 타이밍에 찜찜했던 파트너들은 본심을 드러냈다.

 

3월

신혼여행 귀국 후에 파트너들과 이별을 고했다. 마음이 후련했다.

찜찜함에 대해 토로하면 이상한 소리를 해대며 형이잖아, 내가 윗사람이잖아.

사업에 나이와 윗사림이 어딨는가. 지분에 따라 경영되는 것이 자본주의의 법칙 아닌가.

지분 참여금에 대해서는 차일피일 핑계를 대기 일쑤..

 

내가 너무 착해빠졌던게 죄다. 이별을 고하고 몇 개월간이나 비용 문제를 질질 끌었고,

자기들 이익이 되는 부분은 악착같이 가져가고,

그러면서 말도 안되는 논리로 왜 특권을 누리냐며 줘야할 돈을 억지 부리며, 생떼 쓰며 안주는 멋진 모습.

그들의 밑바닥을 미리 알았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4월

코로나 이후로 처음 방문하게 된 중국. 어질어질할 정도로 많이 바뀐 중국.

유튜브에 해당 내용을 올리니 한국 사람들은 기를 쓰고 중국을 욕하기 바빴다.

배울 건 배우자고.. 하긴.. 세상에는 눈 감고 귀닫고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 그들 처럼.

 

5월

회피의 시작이었을까. 친구 L의 돈은 어떻게 어떻게 갚았고, 신보 대출이 나와 버틸 여력은 생겼고.

처음 얻었던 전세집 이사를 해보는 경험을 했다. 신축 집에 설계 결함으로 다들 결로로 인해 곰팡이가 생긴다는데

바득바득 우겨 곰팡이로 인한 보상비용을 받은 집주인.

 

자기 아들 명의로 잔금을 치러야 하는데 아들은 피씨방에 있는지 말도 안듣고, 행동도 늦고..

아주머니 돈은 귀하면서 우리 시간과 우리 전세금은 안 귀한가요. 거의 1시간을 기다려서야 겨우 이체를 받았다.

세상에 나쁜사람이 너무 많다. 아니, 사실 그냥 내가 이상한 걸까?

 

6월

작은 공사들이라도 끌고가면서 경기를 일으켜보고자 했으나, 쉽지 않았다.

육체적으로는 가장 힘든 달이었다. 누나 도우랴, 내 살길 찾으랴. 그래 육체적으로만 힘든게 아니었네.

내가 흔들리면 가족들도 흔들린다. 버텨야 했다.

 

7월

친구 S의 결혼식 사회. 모듈형 인테리어 이후 워케이션 모델에 대해 구상하며 만나뵙고자 했던 친구의 선배.

계속해서 떨어지는 서류심사와 IR 대면 심사. 나에 대한 의구심. 나는 뭘 잘하는 걸까.

사업의 규모는 계속 줄이고 줄이는 경험은 매우 힘들고 혹독한 경험이었다.

 

나의 여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였다.

 

8월

엑소더스의 시작. 올해 가장 잘한 선택이 아니었을까. 좋게 말하면 영악한 파트너들과 거리를 두는 선택.

제일 잘한 것이다. 그 자리에 피벗을 하여 카페를 진행했다면 아마 최악의 수가 되었을 것이다.

한 달을 구상하고 고민해본 결과, 결론적으로는 건물주의 반대로 무산되었지만 거기서 나오는 선택은

가장 잘한 선택이 맞다.

 

마지막 논현동에서의 생일이 아니었을까. 친구 L 부부와 J 부부와 함께 평소 관심 있던 건물의 1층에 위치한 파인다이닝에서 식사. 당분간은 누릴 수 없는 일들. 그 사이 '혹시' 했던 가족 문제는 다시 터져나왔다. 그래. 일어날 일은 일어나야겠지.

 

9월

그렇게 정리를 하고 조용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처음에는 몸이 근질근질 했는데, 내 멘탈을 챙기는 게 우선.

대놓고 사기꾼에게 사기를 당하면 차라리 훌훌 털지.

사기꾼 아닌 척 연기하는 이들에게 사기를 당하면 멘탈적으로 매우 힘들다.

거짓말의 연속. 자기 논리만 맞다의 연속. 서로 발빼기의 연속. 지저분한 놈들.

 

공들여 만들었던 쇼룸을 1년 반 남짓한 시간만에 다 부수고 필요한 것들 챙겨서 나오는 일.

그 동안 사업하며 확장만 했는데 이렇게 엄청난 축소는 처음 경험한다. 헛헛한 마음에 플스를 하며 시간 죽이기를 거의 5년만에 해본 것 같다. 그렇게라도 안하면 더 힘들 것 같았다.

 

그리고 운좋게 와이프가 연휴에 맞춰 스페인 일정이 나와 내 인생의 전환점이었던 신혼여행처럼 즐거운 시간 보내고

돌아왔다.

 

10월

미래에 대한 고민은 끝나지 않았다. 1~2년에 한 번 가던 이태원 역술집이 성에 안차, 친구 P에게 소개받은 옥수동 역술집도 예약하고. 각종 포럼이다, 데모데이다 있으면 쪼르르 가서 보고 왔다.

 

그래도 답은 안나온다. 조급하지 말자고 계속 얘기하지만 마음처럼 되는가.

매주 하는 축구 날만 기다려지고.. 비용 줄인 것에 기뻐하고, 대출금 갚는 것에 기뻐하고.

그래도 3월 동업 종료 이후 6월 이사 이후, 9월 쇼룸 철수 이후 비용은 계속 비약적으로 줄어간다.

 

11월

여전히 포럼들은 참석한다. 다만 22년 11월에 내년 힘들지만 하반기엔 풀리니까 버텨봐요~ 하던 희망찬 목소리들이

24년에도 회복기미가 없다네요. 준비합시다 추운겨울. 하는 목소리로 바뀌어 있었다.

나만 힘든게 아니구나 하면서 안도하다가도, 그래서 비관만 하고 있을 것인가 한다. 왔다갔다 한다.

 

사기꾼 놈들의 행태는 점점 더 추악해져간다. 그냥 신경쓰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기분이 나쁘다.

가족문제도 심화되어 간다. 나에 더욱 집중해보기로 한다. 결혼 이후 꾸준히 살이 쪘다. 다시 집중해야 한다.

나는 어느덧 디톡스, 도파민 등의 용어에 중독되어 집착적으로 내 환경을 개선해보려고 한다.

 

싱가폴도 다녀왔다. H사 처럼 그 길을 가야한다는 용기를 얻었다가도, 아 그래도 물건을 판매하는 일은 그만하고 싶다가도, 도대체 어느 길이 맞는거지?의 계속된 반복. 잠깐 잠깐 구상했던 온라인 판매용 물건들은 테스트 해보고 바로 다시 철수.

 

12월

생일도 제대로 못보냈는데, 연말이라고 제대로 보낼쏘냐. 물론 중간중간 여행도 많이 갔던 해이고, 시간이 많이 나서 나를 되돌아볼 수 있었던 해인 것도 맞다. PDS 를 시작하며 내 시간을 더 쪼개 써보기로 한다. 막연하게 나를 더 드러내야 한다는 것 말고 진짜로 그래서 나를 노출할 수 있는 것이 뭔데? 를 일단 조금씩 실행해보기로 한다.

 

월초에는 예약해뒀던 옥수 역술집에서 조금의 아이디어를 얻긴 했다. 어쩌면 다들 비슷한 말들을 한다.

역술에서도, 성향테스트에서도, 코칭에서도. 그런데 왜 왜 실행, 실적이 안나오는 걸까. 그 사이에도 계속 꼬인 일들은

나타나고 사기꾼들은 틈만나면 사기를 쳐댄다. 그래 이 길은 정말 아닌거 알겠고, 나는 어디에 집중을 할 것인가.

 

작년 이 맘때에도 진작에 걸러냈어야 했던 인간 몇 걸러내서 좋았는데, 이번 참에는 정말 똥 찌꺼기들을 많이 걸러냈다.

그들을 비난하지도 말자. 그들은 그들이다.

 

 

1. 올해의 문장

살아지는대로만 살다가는 순식간에 사라진다.

부러워만 하는 삶은 얼마나 부끄러운가.

삶은 여행이다, 싫어하는 사람과 우리는 여행을 떠나지 않는다.

 

부숴지는 쇼룸에 앉아 끄적이던 말들. 실천해야한다.

 

2. 올해의 운동

테니스에 이어 22년 연말부터 시작한 축구는 나의 원동력이 되었다.

팀플레이가 주는 매력이 크다. 그리고 P가 해줬던 말.

"스포츠팀 같은 회사라는게 개인주의적이란 말이 아니야. 

축구에서 공격수가 수비에 가담 안해? 팀 승리를 위해서 헌신하면 자기 몸값도 올라가는거야."

많은 뜻이 내포되어 있다. 나는 과연 프로들의 세계에 몸담고 있었는가?

 

3. 올해의 강의

자기계발서, 경영 관련 책을 거들떠도 보기 싫었다. 하지만 조금 내려놓고 나니, 야놀자 이수진 대표의 책과 토스의 유난한 도전은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물론 강연 자체의 과학적 신빙성에 대해서는 나도 100% 확신하지는 않으나, 세바시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몸을 강연한 이선호 과학커뮤니케이터의 강연. 그 이후 도파민 관리, 디톡스, 그리고 메타인지 까지. 그닥 신경쓰지 않던 영역들을 돌보기 시작했고, 아직 통제권을 쥐고 있지 않으나 노력 중에 있다. 그리고 열심히 그릭 요거트 만들어서 퍼먹는 중. 그 과정이 나에게는 일종의 명상.

 

4. 올해의 친구 

M.

이 친구와의 서사는 꽤나 길다. 고등학교 문이과가 나뉜 이후로 줄곧 남자 또는 문과 1등을 하던 친구로 나에게는 동경의 대상이었다. 시간이 길게 흘러 이 친구는 나의 인생을 대하는/바라보는 태도가 부러웠다고 했다. 그래서 재수를 하던 내가 방황을 할 때, 군생활 동안 적응을 못하는 것 같을때, 그리고 결국은 최근의 사업 실패로 힘들어하는 것을 보며 안타깝다는 얘기를 친구들 다같이 모인 자리가 아니라 둘이서 조용히 술마시며 얘기하는 자리에서 말해주었다. 마치, 자습실에서 자습이 끝나고 집 가는 길에 얘기 나누던 고등학교 때 처럼.

 

이 친구도 지금은 번듯한 T의 변호사가 되어 있지만 행시에서 잘 안되던 때에 슬럼프가 왔었다고 한다. 그리고 변시 결과를 앞두고 있던 때의 내 결혼식 때 그의 멘탈은 바닥에 있었다고. 결혼식을 준비하던 나는 내 인생에 하등 연관이 없었고 앞으로도 연관이 없으실 주례를 모시기 보다는, 믿고 의지하는 친구의 진심어린 축사가 필요했다. 특히, 나의 힘든 모습들에 진심으로 걱정해줬던 친구의 진심.

 

그렇게 내가 축사가 가능하겠냐고 했을 때 친구는 정말 미안해하며 자신의 상태가 그것을 수행할 수 없다며 거절했지만, 그로부터 2년 정도 시간이 지나 정처없이 헤매고 있는 나에게, 그때 자신을 믿어주었던 나로부터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며. 그리고 지금의 내가 이 힘든시기를 이겨냈으면 좋겠다며 정말 좋은 말들을 많이 해주었다. 정말로 나는 뒤늦게 좋은 친구들과 다시 관계를 회복하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듯 하며, 

 

이 친구는 작년 연말 마지막 기간 동안 나를 도와 하나의 사건을 해결해주었다. 너무도 고마운 일이었다. 내가 받은 이 도움을 다시 보답할 수 있게 이제는 내가 일어설 시간이다.

 

5. 올해의 취미

여름에는 스페인어 책을 혼자 펼쳐 공부를 해보기도 했다. '배우는' 인간은 늙지 않는다고 했다. 자세히 기억은 안나는데 

뇌에 계속 자극이 전해져 뇌도 더욱 튼튼해지므로, 30대가 넘어가는 시점부터 인간은 '의식적'으로 뭔가를 배워야한다고.

살아지는 대로 살지 않는 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어쩌면 나는 언어적 감각이 있는지도? 에서 시작된 스페인어 공부. 매우 어렵다가도, 의외로 간단하다가도, 직접 말 뱉는 속도를 들어보면 뭐가 이렇게 빨라? 하다가도 이것만 익히면 스페인, 중남미 및 미국의 두번째 인종들과 의사소통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니 흥분되었다.

게다가 2020년 코로나와 함께 마지막 다녀왔던 스페인 출장이 나의 새로운 기회가 되어줬던 것처럼 어쩌면 나와 운명일지도? 하는 생각.

 

6. 올해의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 (그 중에서도 로그원과 안도르)

22년 9월 뉴욕에 갔을 때 안도르가 광고 중이었다. 당시 한창 만달로리안을 보던 중이었던 나는 

그저 나르코스 나온 그 배우네? 정도였다. (사실 이미 로그원도 있었던것을 나는 스타워즈 시리즈를 안봐서 몰랐던 것!)

 

그렇게 뒤늦게 보게된 안도르는 나에게 꽤나 큰 충격을 남겨주었던 작품이다.

그 이후로 로그원과 스타워즈 시리즈를 정주행하게 되었는데, 사실 나르코스에서는 그저 그랬던 연기가

안도르에서는 이게 말이 되나 싶을 정도였다. 너무 좋았던 작품.

 

7. 올해의 음악

D형님과 협업을 하며 하고싶은 것을 표현할 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해주셨었다.

정 글이나 이미지로 안풀어지면 음악 같은 걸로 풀어도 괜찮다고.

연초에는 매장에서 혼자 음악을 들으며 매장의 분위기를 만들어보고자 무던히 애쓰기도

10월에 친구 G가 유럽에 무작정 떠나기 전 잠깐 놓고 있던 디제이의 현장감각을 되살려주기 위한 짧은 강연을 듣기도,

여름에 한창 방황할 때 잠깐씩 만나 커피를 같이 마시던 친구 Z를 보며 작곡에 대한 꿈을 잠시 꾸기도..

 

맞다 나는 원래 음악 컨설팅 사업도 해보고 싶어했었지.. 

카페를 준비하면서 알게된 빠르게 크고 있는 각종 공간 컨설팅 사업들.. 

내가 가야할 길은 이런 것들을 접목한 무엇이 될 것인가? 에 대한 생각들까지도.

 

아무튼 올해의 나는 new me 를 발견하는 즐거움을 잠깐 느꼈다. 그래서 계속 디제이를 할 수 있겠는가 자네?

 

8. 올해의 자산

사실 연초까지 이어져온 것이긴 한데, '돈'에 대한 감각이 조금 더 날카로워지고 있다.

유튜브 시작하면서 정리가 된 것도 있겠지만, 돈에 대한 생각들을 좀 더 구체화 해보는 것이 중요하겠다.

물론 사업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것을 포기, 가장 많이 손해, 가장 못 벌고 있는 시점을 지나고 있기야 하지만.

 

9. 올해의 커리어

PDS를 쓰고, 작게 모 대표님과 함께 조그맣게 시작했던 모임은 겨우 겨우 3명까지 만들어냈다.

결국 주제는 생존에서 그래서 생존하려면 뭔가를 실천해야지? 로 바뀌어 극단적 실천주의로 나아가는 중이다.

그 결과 나도 유튜브를 시작하기도 하고, 글쓰기 훈련을 더욱 많이 하는 중이다.

 

컨설팅 처럼 결국 나의 무기를 만들어내야하는 것. 이제 앞으로 나의 목표이다.

 

 

2024년 새해에는

연 소득 1억 달성 

새로운 커리어로의 완전한 전환 (이전 사업과 연관 끊기)

디제이 복귀

 

를 달성하고자 하며

 

이 안에서 일상의 즐거움 (가족), 건강한 운동 (축구+유산소+식이요법+테니스), 행복한 관계 (필요없는 인간관계 정리, 필요한 관계의 강화) 를 이뤄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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