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호텔 편에서 얘기했듯,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만 자랐던 나는 어렸을 적부터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호텔들에 꼭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고, 나홀로 집에 2에서 뉴욕의 멋진 호텔에 들어가듯, 그 안에 들어가면 완전히 다른 세상이 있을 것만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한남대교를 건너며 우뚝 솟아 보이던 하얏트 호텔, 동호대교를 타러 가는 길 항상 그 길목을 지키고 있는 신라호텔,
이태원으로 가는 길을 지키고 있는 반얀트리, 시청 앞을 지날 때면 항상 지나던 웨스틴 조선 호텔, 서울역의 밀레니엄 힐튼 호텔 등. 이 중 반얀트리는 물론 20대 이후에 좀 익숙해졌고, 어쩌면 웨스틴 조선 호텔도 항상 472 버스를 (아직 있나요?ㅋㅋ) 타고 지나가던 길에 보이던 그런 호텔이었다.
신라호텔 편 참고.
아무튼 현재의 일을 하면서 얼마나 도움이 됐을지는 검증하기 힘들지만, 호텔, 백화점, 상점 (고급 식당/매장) 등 hospitality 산업이라고 불리는 다양한 공간들의 디자인을 직접 눈으로 담고, 체험해보고자 했고, 결혼을 하고나서는 집이 너무 좋아서 외박을 잘 안하긴 하지만, 결혼 전에는 항상 집에 들어가기 싫었기에 ㅋㅋㅋ 호캉스를 한다거나, 출장을 간다거나 하는 경험들은 나에게 너무 좋은 경험들이었다.
특히 새로운 동네에서 하루를 살아보는 그 느낌. 주변 거리도 거닐어 보고 하는 그 경험들이 꽤나 신선한 자극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아무튼, 주차를 하고 올라왔는데, 한국 4~5성급 호텔들에서는 코로나 기간 동안에 호캉스 족이 급격하게 늘면서
체크인 시간인 오후 2~3시부터는 줄을 쫙 서서 기다리는 진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었는데 (요새도 그런가요?)
그 중 특히 역사가 있는 호텔들의 경우는 심지어 방이 준비가 안되어 있는 경우도 꽤나 많았던 것 같다.
이 날도 3시 반쯤 갔으나 방이 아직 준비되어 있지 않아 4시 30분까지 방을 준비하겠다고 하여 로비에 잠시 앉아있다가 주변 구경도 할 겸 잠시 나갔다 왔다.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호텔 조선호텔은 고종황제의 즉위식 장소였던 환구단 터에 위치해있고,
70~90년대부터 현재까지, 서울의 CBD 역할을 하고 있는 이 중구의 노른자 땅에 이렇게 위치해있는 것이 꽤나 멋지다.
항상 지나가면서도 이런 건물이 있는 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지리학도로서 깊은 반성
강남이나 새로 신축되는 호텔들에서는 이러한 유휴공간(?)을 찾기 힘든데, 역사 있는 호텔들일수록 웅장한 로비와, 웅장한 입구 마당 등이 아주 멋스러워 호텔을 구경하는 맛이 난다.
어릴 적 맛을 찾아 걸어서 명동교자에 왔다 ㅋㅋ
우리 가족들은 항상 명동교자에서 2~3 집 건너에 있었던 충무김밥을 2인분 가량 포장해서 칼국수랑 같이 먹곤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요즘에는 외부음식 반입 금지인 식당들이 많은데, 그 당시에 허락해줬던 것이 뭔가 신기하고 감사하다.
아무튼 명동교자는 추억의 음식.
드디어 체크인!
커넥팅 룸으로 배정 받아서 그런지 더욱 더 클래식한 느낌이 난다.
저 월넛 우드 색상의 가구들은 대놓고 클래식.
침구류 패브릭에 있는 잔잔한 패턴마저도 클래식
화장실은 너무 클래식. ㅋㅋ
밀레니엄 힐튼 호텔이 2010년대 중반 경에 리모델링을 했었는데도
구조상의 문제였던 것인지 도기질 타일 등을 붙여놓아서 실망스럽긴 했는데,
사실 이런 상태에서 영업 중 리모델링을 해도 큰 변화를 이끌어내긴 어려워 보이기도 하고,
게다가 욕실을 완전 모던하게 바꿨을 경우에는 또 다시 객실 내부에도 꽤나 많은 톤 보정과 재질 변화를 끌어내야해서
이런 클래식한 호텔 리모델링을 잘 해내기란 정말 어려운 일 같다.
와이프와 당시 사귄 지 1주년 기념 사진을 촬영했었고 ㅋㅋ 저렇게 놓아봤는데 아주 멋진 사진이 나왔다.
어느덧 유부라니..
호텔에 오면 웬지 봐줘야 할 것 같은 외국 채널들
이 날은 특별히 라운지 엑세스가 가능한 룸으로 예약을 하였는데,
최근 생기는 2030 타겟의 호텔들은 이러한 라운지를 빼고 차라리 부대시설을 더욱 확보하는 경우가 많기도 하고,
완전 클래식한 호텔이거나 또는 완전 하이엔드 호텔인 경우에만 이렇게 별도 라운지를 확보한 경우가 많아서였는지,
오히려 라운지에는 2030 고객들이 엄청 많아, 라운지 입장할 때도 줄을 서서 입장하는 진 풍경이 벌어졌다!
라운지에서는 몇가지 종류의 주류 (와인, 리커, 칵테일 등)와 간단한 핑거푸드와 요리들이 제공된다.
나는 햄치즈파인애플 매니아여서 저렇게에 와인과 위스키를 계속 마셨다.
호캉스 하면 사우나도 체험해봐야 하기에 사우나에도 왔다.
웬지 이경영 배우님이 진행시키라고 할 것 같은 비주얼의 공간.
곳곳마다 클래식함이 묻어난다.
이런 원목 마루와 이런 가죽 가구라니..
다음 날 아침, 조식을 먹으러 왔다. 환구단 뷰의 식당.
시청도 보인다.
조식의 퀄리티는 높은 편이었고, 특히 클래식한 호텔들일수록 베이커리와 햄치즈류의 기본적인 서양식 아침식사들이 매우 잘 나오므로, 엄청 먹게되는 단점이 있다.
맛있다.
뷰가 확실히 좋아서 밥을 다 먹고도 계속 있고 싶었다.
요즘에는 소공동 모 회사와 계속 미팅을 하곤 하는데, 이 쪽을 지날 때면, 아 빨리 돈 벌어서 또 와야하는데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아직도 못 가본 호텔들이 많아 (심지어 몇년 째 미팅 하면서도 한 번도 안가본 호텔ㅋㅋ) 다른 곳들을 우선적으로 가보기야 하겠지만. 아무튼 라우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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