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들어가며 - 각종 비교 이야기 (시계열)

이 카테고리에서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해보고자 한다.

0~10세때 까지의 기억은 많이 남아있지 않다. 10대 때의 기억 마저도 희미해져 가니까.

10대 때는 얼른 어른이 되고 싶었다. 지금 되돌아보면 별 것 아닌 입시 스트레스 때문에 그 시절을 못 즐긴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20대 때는 성인이 되었다는 즐거움을 느끼기도 잠시. 군대를 가야했고, 미래에 대한 방향 설정을 해야 했고, 새로운 어려움들이 막 나타났다. 30대에는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막연한 두려움 때문이었을 수도.

30대 때는 오히려 차분해진 것 같다. 20대에는 10대를 아쉬워했는데, 30대가 되니 다시 20대를 그리워 하고 있다. 당연히 40대에는 30대를 그리워 하겠지.

 

아무튼 이러한 과정에서 30대라면 누구나 느낄 법한, 어딜가나 내가 제일 어렸고, 너 88 올림픽은 봤냐?, 너가 누구(가수나 연예인)를 알아?, 이야 진짜 어리구나 소리만 듣다가 어느순간 정신 차려보니 내가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2002 월드컵도 못본 나이구나!, 2000년대 우리나라 영화들 대박이었지~, 그리고 1~2년전 엄청 유행했던 05학번 이즈백.

 

세대간의 분절은 점점 더 파편화 되어 가는 것 같고 (예전엔 그래도 8~10년 터울들이 같은 문화를 공유했다면 요즘엔 거의 2~3년 단위로 분절되는 느낌이다.) 그러다보니 문화를 향유하는 차이가 더욱 더 커지고 있는 것 같아서, 그냥 혼자서 여러가지 현상들을 바라보며 나의 과거와 비교를 해보고자 한다. 게다가 30대에 바라보는 무엇을 10~20대 때 봤다면 당연히 다르게 느껴지지 않았겠는가. 혼자서 생각을 정리해보고자 하는 글들을 써보고자 한다.

이를테면 1990년대 학창시절에 배웠던 한국의 위상은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매우 빠른 개발도상국! 정도 였을까 싶은데,

2000년대 학창시절에 배웠던 한국의 위상은 '인터넷 강국' 으로 세계 1위 분야가 생겨나며 한 번 더 도약하고 있는 나라였을 것이다. 일본의 잃어버린 N년의 시작이 1990년 쯔음이었는데, 우리 때는 잃어버린 10년이라고 얘기하면서도 일본은 저 위에 있었던 기억이 난다. 우리는 2만불의 시대 개막! 할 때쯤 일본은 4만을 찍고서 살짝 내려와 있었으니, 아무리 일본이 거품이 꺼지고 폼이 떨어져도 한국의 2배다 라는 인식이 깊이 박혀 있었던 것.

그런데 그 잃어버린 10년이, 20년이 되고, 30년이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 사이 동 나이대의 일본 2030 세대들은 초식남이라든지, 꿈이없는 세대로 대변되었던 반면 (물론 이런 것들만 조명이 되었을 수 있다.) 한국 2030 세대들은 계속해서 새로운 도전을 하며 헬조선을 외쳐대던 에너지로 '단군 이래 젊은이가 이렇게 돈 벌기 좋은 시대가 있었나요?'를 외치며 너도 나도 책을 쓰고, 워라밸은 개나줘버려를 외치며, 요즘 생기는 스타트업들은 한국에서 자리 잡은 뒤 일본에 가장 먼저 진출하겠다며 선전포고를 하기도 한다. 어느순간 1인당 GDP는 거의 비슷한 수준이 되었다. (물론 전체적인 경제 규모를 대략 가늠할 수 있는 총 gdp 규모는 여전히 일본이 한국의 2.5배 수준이다.) 

업무적으로 관련이 없거나, 일상 뉴스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이러한 사실들을 깨닫기가 매우 힘들고, 그저 BTS, 손흥민, 봉준호, 레쓰고 를 외칠 때만 한국의 위상을 체감할 수도 있다보니, 나는 주변인들을 만나면 항상 얘기하는 것이 우리나라 지금이 전성기다, 지금 잘해서 여러가지 축적을 해놔야, 일본처럼 30년을 잃어버리고도 버틸 수가 있다고 얘기하면서, 10년 20년 뒤에는 I팝 (인도네시아), N팝 (나이지리아)이 뜨면서 성룡, 양조위 등이 한국에 초청되듯, 이정재, 뉴진스가 I-무비를 찍고, N-팝 아티스트들과 협업을 하는 세상에 살게될 지도 모른다고 우스갯소리를 하곤 합니다.

 

아무튼 현재 일어나는 여러 사회, 문화 현상들을 과거에 빗대어 보기도, 과거의 현상들을 현재로 치환해보기도 하는 그냥 혼자서 이런 저런 시뮬레이션 돌려보는 글들을 연재하게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