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은 2015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5년 4월 말, 남들 보다 조금 늦은 군대, 조금 길었던 군대(공군 24개월)를 마치고
9월 복학을 기다리고 있는 시점이었다.
사장님은 내 또래 아버지들보다 적게는 5~6살, 많게는 11~12살이 많았다.
내가 막내인 이유도 있었지만 첫째인 누나도 또래에서는 늦은 편이긴 했다.
내 나이때 사장님은 군대를 가지 않았다. 당시 독자라는 이유로 군 면제 대상이었고,
뒤늦게 면제 대상자임을 알고 ROTC 도 그만두셨으니.
그러고 운 좋게 당시 (1977년) 에는 1등 기업이었던 현대종합상사에 입사하게 된다.
전공은 신문방송학과여서 인턴을 광고회사에서, 치열하게 살았던 탓에 군인으로 안정적으로 살고자 열망했던 삶이
뜻하지 않게 대기업으로 흘러들어간 것이었다.
군대는 편하게 가는게 최고라며 ROTC를 계속 권하는 탓에 시험까지는 보고 결국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게 아니다 하고 취소 했던,
전공은 지리학과여서 뚜렷한 진로가 없었지만, 치열하게 원하는 것을 얻고자 했던 탓에 음악을 하면서 살고자 열망했던 삶이
뜻하지 않게 어딘가로 흘러들어간 나처럼.
2014년 부터였다고 한다. 이상한 낌새가 있었던 것이.
H이사는 I회사의 S사장과 함께 친한 사이라는 이유로 외상을 깔아주기 시작했던 것이 화근이었고,
그 외상 금액은 3억원 까지 불어났고, 2015년 3~4월 경, H이사는 연락이 두절됐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이라면, 중국의 J사와 우리 F사는 직접 계약관계는 아니었고, I사가 다이렉트로 계약을 한 뒤, F사에는 커미션 형태로 수수료를 지급하기로 되어있는 구조여서, 만약 법적으로 간다면 F사는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기는 했다.
다만, 중국의 J사는 F사에게 책임을 지라고 하는 상황이 문제가 되었을 뿐.
J사의 대표는 계속해서 외상 대금을 갚을 것을 요청하였고, 5월 중순 직원 2명을 파견 하였다가, 상황이 나아지질 않자 본인이 직접 5월 말 한국으로 출장을 왔고, 혼자서 나가기엔 두렵다는 이유로 나는 처음으로 F사에 출근을 같이 하게 되었다.
당시 F사 사무실은 논현동 골목길 언덕배기에 1층엔 야쿠르트 대리점이, 2층의 1개 호실을 2개 회사가 가벽만 대고 나눠서 쓰고 있는 다소 처참한 형태의 사무실이었다. 거기에 나이는 36정도 되었으나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사장님의 지인의 아들 이었던 P가 있었고, 그렇게 셋이서 어색하게, 중국 J사 직원들의 방문을 맞이했다.
그들의 출장으로 거의 매일 미팅을 하면서 방법을 모색하던 중, 우리에게 가끔 언성을 높이기도, 자기네들은 모르겠으니 대신해서라도 3억 원을 지급하라기도 하는 등의 밀고 당기기가 계속되던 중, 한 가지 첩보가 들어왔다. H이사가 현재 I사에서 S사장과 이제는 함께 일하고 있다고. 즉, H이사가 작정하고 외상을 밀어준 것이며, 현재는 그 기반으로 같이 일하면서 일종의 횡령 행위를 한 것임을 주변 업체들을 수소문 하던 과정에 알게된 것이다.
J사 대표는 그 얘기를 듣더니, 어떻게 된 상황인지 알겠다며, 함께 힘을 합쳐서 H이사와 S사장을 잡자는 말과 함께 우리에게는 더 이상 채무에 대한 얘기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였고,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다행인 일이었다.
이후에 실제로 J사와 우리 양사는 이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상호 협력을 했고, 현재까지도 메인 파트너는 아니지만 꽤나 많은 일을 같이 하고 있다. 2015년 6월로부터 몇 개월 지난 시점에 상황을 모르고 평소처럼 중국에 출장을 갔던 S사장을 호텔에 숨어있던 (?) J사 직원들이 붙잡아 억류 비슷하게 데리고 있었고, 당시 그 둘 사이의 통역을 우리가 대신해주기도 했었다.
결국 J사는 아직 전액을 지급받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H이사와 S사장은 때로는 같이, 때로는 따로 여전히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그러던 사이 나는 어느덧 이 업계에 흘러들어와 있다.
일을 하면서 겪었던 일들, 그리고 혼자서 되돌아 보면서 그 당시에는 어떤 분기점이었음을 모르고 지나쳤던 일들, 또는 그 당시에는 굉장히 크고 어려운 일이었지만 지나니 아무런 일이 아니었던 것들을 다시 회상하면서 정리해나가고자 이 글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혼자서 일기 형식으로 정리하는 글이 될 수도 있고, 소수의 인원과 조그만 회사를 어렵게 이끌어 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공감이나 또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될 수도 있는 그런 글이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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