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

2015년 8월 - 결국 터진 문제, 본격적인 시작

Munthm 2022. 8. 18.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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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에 발주 받은 물건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1. Y사 로의 물건은 차질 없이 들어갔다.
2. 그런데, U사와 GI 사의 물건에서는 하자가 발생했다. (사실 모두 같은 시기에 생산되었으므로 Y사의 물건도 문제가 있었을터, 그러나 Y사는 하자 제기를 하지 않았다.)

 

하자의 내용은 이러했다. "매우" 밝은 사용환경에서 보았을 때 귀퉁이 부분에 약간 어두운 그림자가 비치는 현상.

이 문제에 대처하는 GI사와 U사의 방법은 달랐다. GI사는 엄청 밝은 곳으로 나가는 현장이 아닌 경우, 어차피 타일은 바닥에 깔리고 그 위에 가구 등의 집기류 등이 올라오므로 아무리 밝아도 보이지 않을 것이다. 다만 U사는 막무가내 였다. 물건을 못 받겠다는 것이었다.

 

GI사는 어떻게든 팔아보고자 하는 입장이었으므로 우리는 U사에게 우리가 물건을 다른 곳으로 처분하겠다고 얘기했다.

그러나 U사는 갑자기 태도를 바꿨다. "그러면 당장 물건이 나가야 하는데 어떡하냐"는 입장이었다. 물건을 못 받겠다고 했던 것이 아니었냐고 물었고 사장님은 나를 잠깐 부르더니 밖에 나가 얘기를 하자고 하셨다.

 

지금 사실상 물건의 꼬투리를 잡아 물건 값을 할인하려는 계획 같다고 하셨다. U사에 대한 업계의 소문에 의하면 자금 회전이 생명인 수입상들의 약점을 볼모로 물건에 꼬투리를 잡은 다음 결제를 안해주면 알아서 5%든 10%든 단가를 깎는게 그들의 전략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3~5%의 마진을 보고 들어간 것인데 5%를 깎으면 우리는 마이너스가 난다. 이건 말이 안됐지만 우리에게 별다른 선택은 없어보였다. 자금 여력이 많지 않은 GI사에 우리 물건을 보내더라도 즉시 결제는 안될 것임이 불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는 눈물을 머금고 물건 값을 할인해서 넣게 되었고, 그 모습에 신났는지 U사의 대표는 다른 품목에 대해서 그 자리에서 20컨테이너라는 나로서는 처음 보게된 큰 물량의 오더를 주었는데, 나는 이때까지도 많이 헷갈렸다. 

 

 

아무튼 8월초 오더분에 대해서 우리는 8월 말 입고를 목표로 초도물량 10컨테이너를 준비하는 새로운 업무에 들어갔고, 추후 선적 분에 대해서는 같은 하자 (실제 제품에 문제가 안되는 것일지라도 꼬투리가 잡히면 안되니)를 방지하고자 물품 검수 출장을 가기로 했다. 나의 첫 해외 출장이었으며, 중국을 갔다가 중국산 외에 중고가 제품에 대한 런칭을 하고자 말레이시아까지 들러서 오는 스케쥴이었다. 말레이시아는 지금도 그렇지만 아직까지도 아시아에서는 가장 고급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유럽산 제품과 견줄 수 있을만큼의 퀄리티를 자랑하는 공장들이 4곳 정도 있다. 물론 단가는 그만큼 비싸지만.

 

리자몽 알 같이 생겼지만 자몽인, 중국 J사에서 선물로 줬던 과일

출장을 다녀오고 우리는 U사에 현재 입고될 품목에 대해 검수를 마쳤으며 지난번과 같은 문제는 해결했음을 알려주기 위한 미팅을 진행하러 갔다. 그러나 분위기가 이상했다. 그들은 우리에게 발주한 20컨테이너를 다른 업체에서 빠르게 들어오는 제품이 있어 취소하기를 원하며 이미 입고 예정이므로 우리 물건을 설령 실었을지언정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개별 건들에 대해 별도의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 업계 특성상 (건설사 및 2~3억 이상의 물건 등에 대해서만 주로 계약서를 작성) 우리는 악소리 한 번 하지 못할 상황 이었다. 그러고보니 사실 분위기도 이상하지 않았다. 이들은 너무도 많이 이런 일들을 해왔을 것이고, 설령 처음일지라도 이것이 그들의 권리라고 생각할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나에게는 이때부터 2가지의 임무가 생겼다. 1가지는 단기적인 임무, 먼저 실려서 오고 있는 10컨테이너의 재고를 판매해야 한다. 다른 1가지는 장기적이고 나 스스로에게 주는 임무. 이들을 언젠가는 내가 이겨야겠다. 그렇게 9월 복학을 미루고 나는 8월부터 본격적인 영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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