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들이 밀려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나는 혼자서 영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아무것도 몰라서 막연하게 구글이나 네이버/다음 지도에 검색해서 나오는 업체들을 무작정 찾아갔다.
아무도 우리를 몰랐고, 그 누구도 25살 먹은 일 시작한지 3달된 나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은 없었다.
어차피 제품이야 일반 제품이니 가격만 달달 외워서 전달해서 우리를 알리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때는 몰랐던 개념이지만 노출수를 높이는 일에 일단 집중을 했던 것 같다. 구매전환까지는 꿈도 못 꿨고.
무작정 논현동 / 서울 근교를 돌아다니다보니 나도 제법 제품과 이쪽 업계의 생리에 대해서 배우기 시작했다.
지금 시점에서 이때를 되돌아보면 크게는 두 가지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1. 제품의 다양화 -> 소품종 대량생산 체제 였던 기존 건축 마감재 시장이 다품종 소량 생산 체제로 바뀌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2. 적자생존 -> 제품이 다양화 된다는 건 기존 유통 논리 (유통업자들이 마켓의 제품들을 정한다)에서 벗어나 수요자 중심으로 흘러간다는 것인데, 결국에는 내가 내린 결론은 최종 수요를 쥐고 있지 못하면 언젠가는 도태된다는 것.
이때는 머리 속에서 이 개념들이 정리가 안되고 있었지만 현재 시점에서 되돌아봤을 때 저 당시에 빠르게 유통망을 바꿔서 적절한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수입한 업체들은 굉장히 빠르게 성장을 했고, 그 수익으로 빠르게 소매 영역까지 확장하여 더 큰 도약을 꾀하고 있다.
1990년대 물품 파동으로 인해 성장했던 업체들이 대규모 밀어내기식 현장들의 거품이 한번 꺼지고 2008년 금융위기를 전후로 해서 많이 없어졌다고 했다.
2010년대 들어서부터 대규모 건설 현장만큼이나 소비자 시장도 빠르게 성장을 하고 있었는데, 아마도 현재 시점의 2022년 경기침체 및 고금리를 거치면서 또 한 번 물갈이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빠르게 적자생존 형태로 갈 것으로 예상이 된다.
아무튼, 당시에 내가 업체 2~30군데를 돌면서 든 생각은 일단 일반 제품으로는 승부를 보기가 힘들다. (결국 단가 싸움이며, 제품의 스탠다드가 우리 또는 공장이 아니라 업체들의 기존 경쟁업체 제품이어서 오히려 저가제품인데도 검수가 더 까다롭다.) 우선 이 부분을 먼저 해결해야 했기에 우리는 전략적으로 말레이시아 제품을 빠르게 추진해보기로 했고, 나는 기존 저가 제품을 영업하던 것에서 중고가 제품인 말레이시아 제품을 보여주며 영업을 시작했다. 물론 저가 제품은 일방적으로 취소 당한 물량을 팔아야 하는 상황에도 놓여있었고..
이와 별개로 나는 이때까지는 음악과 일을 병행 또는 언젠가는 일이 안정화되면 음악을 다시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많은 디제이들이 대학원 등의 학업은 물론 직장에 다니면서 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직장과 사업은 다르다는 생각을 이때는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디제이 스케줄이 들어오면 최대한 하고자 했었고, 당시로부터 2년 전인 군 입대 전에 레지던트를 제안받았던 현재까지도 존경하는 분들이 당장 레지던트는 아니지만 1~2달에 한번씩의 타임과 함께 연습을 해보자는 제안을 했었는데, 무리해서 그것을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낮에는 일 밤에는 음악을 하며 빠르게 시간들이 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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