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 인테리어/Space

소년이발사 - 대면 비즈니스의 완성은 공간의 완성도가 판가름한다

Munthm 2023. 7. 24.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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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기 앞서,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그렇다. 그곳은 원래 바버샵이었던 것이다.

'남자들의 선택'에 대해서 자주 견해를 나누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남성 속옷은 남성의 생애주기에서 남성이 직접 선택하는 기간이 매우 짧은 아이템이라는 생각에, 그래서 남성에게 어필하는 남성 속옷이 적어 제품들이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으로 속옷 사업에 뛰어들기도 했었다. 즉, 성인 이전까지는 주로 어머니가 속옷을 사주시면 그것들을 입게되고, 다시 결혼을 하게되면 아내가 속옷을 사다주면 그것들을 입게되는 남성이 직접 속옷을 선택하는 기간은 약 10여 년. (그마저도 군대 2년을 뺀다면..?) 

남성복 등 남성이 소비하는 시장은 그렇기에 어쩌면 그 동안 리테일 분야에서 외면되어 왔었는데, 2010년대 들어서면서 남성이 직접 소비하는 시장이 주목받기 시작했고, 수많은 백화점들이 남성층을 남성지향적으로 (?) 아무튼, 말이 이상하지만 직접 소비하는 남성들을 타겟팅하기 시작한 것. 그러면서 두드러진 특징은 바버샵의 등장과 확산.

남성들의 놀이터를 지향하며, 2~3시간씩 기본으로 걸리는 미용실 여성 헤어 과정 중간에 잠깐 낑겨서 30분 정도 컷트를 받고 나오는 '틈새'컷트가 아니라, 남성만을 위한 전문 컷트로 보통 1시간씩 소요되지만 그 만족도가 높아 바버를 경험해본 사람들은 바버샵만 다니게 되는 것이다. 

나 역시 중고등학교까지는 친구들이 다니는 곳 또는 군대 가기 전까지는 어머니가 다니는 미용실에 그저 가서 머리가 길어지니 자른다, 정도로 생각을 하다가, 군대 이후 부터는 새로운 곳들을 찾아 나섰던 것. 역시나 친구들이 다니는 미용실을 가보기도, 혼자 후기가 괜찮은 곳을 찾아가보기도 했는데, 

그러던 중 29살쯤 처음으로 경험했던 것은 바로, 집 앞에 있었던 블레스 바버샵 이었다.

당시 가격 기준으로는 기존에 다니던 일반 미용실 보다는 두 배 정도 비쌌고, 친구들 중 가장 비싼 미용실에 다니던 친구가 다니는 미용실에 비해서는 오히려 반 값이어서 (물론 그 미용실이 너무 비쌌다.) 적정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특히 첫 방문 이후 일반 미용실은 20~30분 정도 컷트하는 데 비해, 1시간을 나를 위해 컷트를 해주시니 서비스를 생각하면 괜찮은데? 싶어서 그 이후로 꽤나 긴 기간 동안 블레스 바버샵을 다녔고, 어느 순간부터 주변 친구들의 머리들이 기존과 조금 달라서 혹시..? 하고 물어보면 역시나 다들 어느샌가부터 바버샵을 다니고 있었던 것. 그러면서 서로 다니고 있는 바버샵을 공유하기도 하고

예약이 다 차서 못가는 날에는 친구가 다니는 곳도 한 번 가보고 하면서 계속해서 바버샵만 다니게 되었다. 사진은 삼각지에 있는 밀리터리 바버샵으로 사장님 (여자분) 께서는 오랜 기간동안 미군부대에서 미군들 머리를 해주시던 분이셨고, 이후에 삼각지에서 또 오랜기간 자리를 잡고 계셨던 것. 그래서 정말 군인 스타일의 짧은 머리를 잘 해주신다..!

 

블레스 바버는 결혼식 까지만 다녔었는데, 아무래도 갑자기 스타일을 바꾸는 것 보다는 오랜기간 맡겼던 분께 맡기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서였다. 아무튼 스튜디오 촬영 때, 본식 날 헤어해주시는 분이 달랐는데 역시 전문가들이셔서 그랬는지 항상 하시던 말이 "아 바버샵 다니시죠?" 하면서 살짝 당황하시다가 컷트는 하지 않고 셋팅만 해보시겠다며, 포마드는 준비가 안되어 있지만 최대한 질감을 맞춰서 해보시겠다며 역으로 "이렇게가 맞나요?" 하시던 경험이 더욱 바버샵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아무튼 서론이 길었지만, 돌고 돌아 블레스 바버샵에서 새로운 변화를 주고 싶을 때쯤, 아까 말한 속옷 사업을 했던 친구가 자신이 요새 빠져든 '공간' 이 있다며 추천을 해준 소년이발사. 원래 1호점은 성수동에 있었고, (무려) 베를린에서 바버를 익혀오신 분께서 진짜 유럽의 어느 바버샵 느낌으로 공간을 꾸며놓으신 취향 가득한 곳에서 머리를 하니 정말 그 시간동안은 새로운 경험을 하고 나오는 기분이었다는 친구의 후기를 듣자마자, 그래 옮겨야 겠다 라는 생각에 결혼식 이후에는 소년이발사를 가게 되었고, 그 시기쯤 소년이발사는 한남동 (현재 위치한) 으로 옮겨 새로운 시작을 하고 있었다.

내부에는 2층에 1개의 좌석만이 준비되어 있고 (현재는 사장님 외에 다른 바버 분들이 더 있으셔서 1층에 2석 정도 더 준비되어있음) 2층의 비밀의 문 같은 것을 열면 사진상의 거대한 공간이 하나 나오는데, 저 공간에서는 다양한 이벤트들이 열리기도 한다.

 

사장님에 대해서는 다음 편

멋쟁이들은 젤라또에 와인을 마신다며? - 성수 바버앤젤라또 (라우네 시공사례)

에서 더욱 자세히 설명을 드릴 예정인데, 어쩌면 바버앤젤라또 글의 준비단계 같은 글이 되어버렸다.

 

*P.S : 소년이발사에 다니면서 예약 시간이 안 맞아 1~2번 정도 집 근처 하남에서 다른 바버샵을 간 경험이 있는데 거기서 

"아 서울로 원래 다니시는구나~" 

"아 네네."

"그럼 바버샵 이름이 어떻게..?"

"소년이발사요."

"네?"

"소년이발사요."

"헙. 소년이요..?"

"네."

"아 되게 젊은 분이 하시나봐요"

 

이 경험은 아마 소년이발사 단골들이라면 다들 있지 않을까 싶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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