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 인테리어/Space

한국 호텔의 자존심 - 신라호텔 ; 클래식한 5성급 호텔의 전형

Munthm 2022. 12. 30.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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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호텔이 들어서기 시작한 시점은 언제쯤일까?

아마도 개화기 이후 '호텔'개념에 근접한 호텔들이 당연히 해외로부터 들어오기 시작했을 것이고,

웨스틴 조선 호텔에 가면 한국 첫 번째 호텔이라는 기념비와 함께 한국 호텔의 역사를 간략히 써놓은 것이 굉장히 인상깊기도 했다.

 

호텔의 역사는 '여행'이라는 키워드와 맞물리는데, 중세시대 또는 현대 이전의 시대에는 여행할 수 있는 계층이 왕족, 귀족들 외에는 없었기에 호텔은 사실상 귀족들을 위해 지어진 숙박시설이었을 터. 한국도 해방, 분단, 전쟁의 아픔 이후에 빠른 성장을 이룩하며 각 세대들에게 호텔이 지니는 의미는 아마도 조금씩 뉘앙스가 다를 것이다.

1980년대 개장한 서울역 밀레니얼 힐튼 호텔은 당시 서울의 상징과 같은 곳이었다.

베이비부머 세대들에게 호텔은 해외 바이어를 맞으러 가는 곳, 숙박해본 적이 없는 곳, 그나마 조금의 성공을 이룩한 사람들은 호텔 뷔페에서 좋은 날 식사를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기념방법이었을 수도.

1990년대 유구한 강남 역사를 보유한 (다양한 사회적 문제와 함께) 르메르디앙 (구 리츠칼튼) 호텔. 현재는 오피스텔 단지로 재개발중이다.

8~90년대를 거치면서 수많은 관광호텔들이 강남 개발과 맞물리면서 개발되었고, 올림픽과 월드컵, 그리고 엑스포 등의 다양한 행사를 거치면서 정부 주도의 또는 개발 주도식의 호텔들이 막 생겨나던 시기도 있었을 것이다. (물론 나는 90년대생이기에 정확히 알지 못한다)

어렸을 때 자주 따라가던 명동 로얄호텔. 물론 재개관 하여 옛 모습은 남아있지 않다.

단지 베이비부머 세대인 부모님을 따라 어렸을 적에 호텔 식당을 따라가던 날들만 기억이 난다. 아무튼 2010년대를 거치면서 제법 한국의 호텔 문화도 많이 성장했는데, 2000년대 전후로는 대학생들, 젊은 커플들이 소위 말하는 모텔촌을 전전했다면, 요즘에는 다양한 호텔들이 쾌적한 방 뿐만 아니라 호텔 내부에 있는 수영장, 헬스장 등의 시설은 물론 다양한 레스토랑, 루프탑바, 그리고 주변 시설의 쇼핑, 관광 시설과 합쳐 어트랙션을 만들어내고 있어, 최근에는 '호캉스'가 가장 중심 문화로 자리잡았다.

2010년대 호텔 대중화에 기여한 신라스테이

그 중 호텔의 대중화(?)에 빠르게 기여했다고 내가 생각하는 신라스테이. 부담없는 가격대의 '비즈니스'호텔로 출발, 2030세대에서 빠르게 늘고 있는 Affordable 호텔 시장의 선구자 같은 역할을 했고, 수 많은 미투 브랜드들을 만들어냈으며, 자연스럽게 대중들은 호텔 문화를 접하며 점점 더 고급 호텔까지도 가보고 싶게 하는 엔트리 역할을 잘 했다고 생각한다.

 

 

대리석을 사랑한 호텔 - Andaz 안다즈 서울 (1) 객실 인테리어 디자인 (feat. 압구정 맛집 장사랑), 하

2019년 가을 그랜드 오픈했던 Andaz 안다즈 호텔 서울에 2019년 겨울 투숙기 첫번째 편 입니다. 럭셔리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는 안다즈 호텔은 Hyatt 하얏트 계열의 호텔입니다. 사실상 미국 계열의

geography-seoul.tistory.com

그리고 이전 글에서 썼던 안다즈 호텔처럼, 젊은 층들이 안가고는 베길 수 없는 호텔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서울에도 엄청나게 많은 호텔 브랜드들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물론 전세계 관광의 중심지 방콕에는 없는 브랜드 호텔이 없을 정도로 빽빽하게 호텔들이 들어차 있기에 방콕에 비하면 아직 한참 멀었지만..)

하지만 신라호텔이라면 어떨까.

한남대교를 타고 가다보면 언덕에 우뚝 솟아있는 HYATT, 그리고 장충체육관 부근을 지나면 문자그대로 으리으리하게 지어져 있는 신라호텔은 사실상 한국의 전통있는 5성급 호텔의 양대산맥이 아닐까 생각한다. 제 아무리 콘래드호텔, 포시즌스 호텔, 조선팰리스 호텔, 잠실 시그니엘 등이 6성급을 외치며 이 아성을 넘볼지라도.. 밀레니엄 힐튼이 아무리 서울의 상징이었다고 할지언정, 신라와 하얏트는 뭔가 상징 같은 곳이었다.

 

특히 삼성동에 위치한 파크하얏트가 더욱 고급 호텔일지언정,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냥 한남대교를 건널때마다 으리으리하게 서있는 저 건물들이 너무 궁금한 것이다. 

아무튼 그러한 이유로 일에 도움이 된다는 핑계와 함께 신라호텔 견학을 가보기로 했다.

로비에 있는 그 천장은 너무 식상하니 올리지 않기로 하고, 나는 대리석과 타일에 집중을 해본다. (ㅋㅋ)

아쉽게도 수영장은 겨울이어서 운영을 안하고 있었는데,

제 아무리 반얀트리가 수영장에 특화된 브랜드라고 한들.. 거긴 그냥 술먹고 노는 느낌이라면 신라 호텔은 호텔 수영장의 근본 같은 느낌을 갖고 있다. 

동국대학교와 체육관들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이러한 서울 뷰를 즐길 수 있는 호텔

TWG 를 어매니티로 주는 호텔이면 괜스레 한잔씩 이렇게 평소에 마시지도 않는 차를 마시게 되고 ㅋㅋ

나가는 길에 주차요금만 192,000원이 나와도 그러려니 하게 되는.

(물론 입력이 안되어 있어서 그랬고 무료주차 했습니다.. ^^)

동대입구를 왔다면 필동면옥을 그냥 지나치지 말아라. 

평냉 후에 먹는 초콜릿. 

겨울의 신라호텔 탐방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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