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영화

엠마스톤 양자경 (Michelle Yeoh)

Munthm 2024. 3. 15.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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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3월 10일 제 96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렸다.

그리고 한국시간으로 3월 11일 낮시간 대에는 더 랍스터 로 유명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가여운 것들에서 히로인으로 활약한 엠마스톤이 여우주연상을 차지했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은 현재 장준환 감독의 비운의 명작 지구를 지켜라! 의 리메이크를 연출할 계획이다.) 언뜻보면 위의 사진에서는 문제가 없어보이는데, 엠마스톤의 이름이 불리고, 무대로 올라와 상을 건네받기 까지의 과정에서

전년도 수상자로서 직접 시상을 하러 나온 양자경은 정작 엠마스톤에 의해 앵글이 다 가려지고, 엠마스톤의 절친으로 알려진 제니퍼 로렌스와 행복해하는 모습이 조명이 되었다.

둘 사이에서 애써 미소를 유지하고 있는 양자경 배우의 모습을 보며, 그리고 그 모습을 전혀 못 본 척하는 두 백인 여성의 행동을 두고 마이크로어그레션 Microaggresison (=미세공격성, 알아차리기 힘들 정도로 미세한 정도의 인종차별을 주로 지칭함) 논란이 일었다.

대부분의 경우 그렇듯? 이번에도 역시나 먼저 손을 내민 것은 양자경으로, 한국시간 3월 12일 경 이 사진과 함께 

 

Congratulations Emma!! I confused you , but I wanted to share that glorious moment of handing over Oscar to you together with your best friend Jennifer!! She reminded me of my Bae Jamie Lee Curtis ♥️✨ always there for each other!!

 

라는 글과 함께, 아무런 일이 없었음을 얘기하며 인종차별 논란을 일단락 시켰다. 위 문장에 대한 해석은 아래에 다시 하기로 하고, 정작 같은 시각 엠마스톤은 

한국시각 3월 15일 현재 까지의 피드 상황

해당 사건에 대한 해명이나 언급은 하나도 없고 스스로에게 도취되어 있는 모습만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

아무튼 아시아인들만 분노하고 있는 듯한 현재의 사태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면,

1. 사건의 발단은 주최측

 

우선 사건의 발단은 주최측으로, 왜 갑자기, 이례적으로 아시아인들이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을 각각 수상한 이후 다음 해에는 전년도의 단독 시상자가 나와서 새로운 수상자에게 트로피를 건네주며 축하인사를 하는 장면이, 갑자기 역대 수상자들이 뒤에 올라서서 다같이 축하해주는 모습으로 바뀌었는지다.

 

즉, 애초에 아시아인 1명이 단독 무대에 올라서고, 그리고 백인에게 영예로운 상을 수여하는 장면이 연출되는 것이 싫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낳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봉준호 감독도 아카데미 상을 받으면서 쓴소리를 한 번 날린 바 있듯, 아카데미는 고질적인 인종차별의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인데, 이쯤되면 합리적 의심이라고 할 수 있겠다.

2. 그에 호응이라도 하는 듯 문제적 장면을 만들어준 배우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 남우조연상 / 엠마 스톤 - 여우주연상)

특히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경우에는 너무 명확해서 그런지, 양 쪽 다 어떠한 해명문도 올리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

항상 궁금해지는 것은, 이런 공식적인 자리에다가 영상과 사진으로 박제가 되어버리는 자리에서 왜 문제가 될 행동을 굳이 하는가 이다.

 

마치, 저렇게 행동하지 않으면 오히려 자신들의 위신이 떨어지는 것인 것처럼. 제 아무리 몸에 벤 듯 행동을 하더라도.. 공식행사 이전에 레드카펫에서 그랬다든가 애프터파티에서 그랬다든가 하는게 아니고, 아예 메인 무대에서 한 번 더 조심하지 않는 것은 실수라고 보기 어렵지 않은가.

 

3. 이때다 싶어서 반격하는 anti-PC 인들.

물론 이 댓글은 순수하게 얘기하는 것으로 보이겠지만.. 저 나는 공격성 없어용의 둥그런척 하는 말투와 너네들 왜 예민해?의 카운터 펀치는 아주 이 사태를 잘 보여주는 댓글 같다. 

 

그리고 양자경이 인스타그램에 오히려 자기가 먼저 사과하면서 썼던 이 글에 대해 요약을 해보자면

내가 너를 헷갈리게 했는데, 나는 너가 너의 베프 제니퍼 (로렌스)에게 상을 건네받는 영예의 순간을 만들어주고 싶었어! 

그녀는 나의 절친 제이미 리 커티스 (양자경과 같이 에브리씽에브리웨어올앳원스 에 출연하여 여우조연상을 같이 수상했던)를 떠올리게 해

라는 겉보기에는 문제 없어보이는 문장으로 상황을 일단락 시키고자 노력을 했는데, 이 문장들의 숨은 뜻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사실 제이미리 커티스 얘기는 굳이 왜 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는 상황이긴 하다.)

양자경의 해명글 이전에 인스타그램 유머 계정에 올라온 댓글들

이 댓글과 함께 보면 좋을 듯 한데. 양자경이 해명을 하기 전부터 꽤 많은 아시안들이 "양자경이 잘못했네..!" "엠마스톤 괜히 욕먹이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오히려 양자경을 공격하는 일이 발생을 했다. 

 

댓글에는 크게 네 부류로 나뉘어서 싸우고 있는데

 1. 해외 경험이 없는 + 친서양주의자 (사대주의)

 2. 해외 경험이 없는 + 반미 또는 반중 또는 반일 (국수주의 또는 애국주의)

 3. 해외 경험이 있는 + 인종차별 이다

 4. 해외 경험이 있는 + 인종차별 아니다

해외 경험이 단순하게 있는가, 많은가 등에 대해서는 검증 방법이 없어 이정도로만 분류를 하는데

 

아무튼 2.의 경우는 이때다 싶어서 너무 공격적으로 얘기하고 있어 오히려 이상해보이기 때문에, 내가 꼬집고자 한 것은 1과 4인데 아까 위에 나왔던 둥글둥글체를 쓰는 분은 1.의 경우로 예상이 되며, 이런 분들은 높은 확률로 디즈니와 할리우드의 PC 정책에 대해 반대적인 의견을 갖고 있다. 4.의 경우는 (물론 합리적인 판단 근거가 있을 수 있겠지만.) 보통의 경우 눈치가 없는 분들이라고 판단이 되는데. 사실 해외에 나가기에 적합한 분들은 4의 케이스들이다. 어떠한 공격에도 별로 타격이 없는 그런 분들. (물론 공격을 당했을 때 그것이 잘못된 행동임을 꼬집어줄 수 있는 분들이 더욱 많아진다면 더 좋겠지만.)

 

문제는 1과4의 사람들이 반대의 경우에 어떻게 행동하는가 이다. 특히 1의 경우 너무나도 자명하게, 백인영화 보겠다는데 백인만 좀 나왔으면 좋겠다 라고 하는 사람은 이미 스스로 어떤 등급을 나눠놨기 때문에 그에 맞게 행동을 할 것으로 보이고, 4의 사람들이 과연 우리나라보다 상대적으로 발달하지 못해 역으로 한국인들에게 차별을 받곤 하는 동남아나 다른 국가의 유색인종들에게 어떠한 스탠스를 취하는가 이다. 

사실 양자경이 보여준 해명문은 나도 '멕이기' 라고 판단이 되는데, 

 1) 양자경, 키호이콴 모두 해명문을 올린다 = 상황은 일단락 = but, 아카데미가 장기적으로 풀어야할 숙제.

 2) 양자경, 키호이콴 모두 해명문을 올리지 않는다 = 여론은 활활 들끓다가 시들해질 것 = 아카데미는 승. 사회가 풀어야할 문제.

 

로다주의 경우 너무 명확하게 패싱을 했기 때문에 키호이콴이 쉴드를 쳐줄래야 쳐줄 수가 없는 상황이고 (게다가 양자경이 쌓아온 할리웃에서의 영향력에 비해 키호이콴은 상대적으로 신인 축에 속하기도 하니) 이 타이밍에 '나는 용서한다'의 투로 선제공격을 날려버리니, 사실상 엠마 스톤 또는 로다주와 아카데미 입장에서는 오히려 한 방 먹은 상황이 된다.

 

게다가 첫 문장, I confused you 를 사람들은 통쾌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참 여러모로 한 방을 멕이는 문장이기 때문이다.

 1) 엠마스톤이 멍청한 백인이어서 누가 상을 주는지도 몰랐네 -> 하지만 내가 알려줬어~

 2) 아카데미는 괜히 이런 씬을 연출했네 -> 아이고 이거 내가 잘못한거니?

 3) 제니퍼 로렌스, 엠마스톤은 마이크로어그레션하는 잠재적 racist 들이네 -> 근데 난 괜찮아 ^^

 

어떤 상황으로 풀든 간에 승자는 양자경 (또는 아시안)이 되어버리는 엄청난 수를 하나 먼저 둔 것으로, 

사실 여론이 과하게 들끓어서 아카데미든 엠마스톤이든 어떠한 해명문을 냈어야 하는 상황에 어떤 비집고들어갈 만한 

(ex. 바이든은 -> 날리면) 같은 뭐라도 만들어낼 구석을 미리 다 차단시킨 한 수로 보이는 것이다. 

 

아무튼 나도 유럽과 서양문화를 동경해왔고, 항상 진출해보고 싶었던 곳으로 생각하던 차에 뭔지 모를 유리벽 같은 것이 있다는 말할 수 없는 답답함 (심지어 나는 출장으로만 몇 번 갔었지 유학생활을 하거나 현지 생활을 한 것도 아닌데도) 같은 것이 있었는데, 덮어놓고 '엥? 인종차별 아닌데요?' 하는 사람들에게 너무 질려버린 나머지, 갑자기 이렇게 공격적인? 글을 쓰게 되었다.

 

반박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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